우리 교회는 이번 주일, 적지 않은 임직자들을 세웁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여러가지 교육과 훈련, 그리고 고시를 통과한 11명의 성도님들이 각각 장로, 권사, 그리고 집사로 세움을 받습니다. 제가 믿기에 모두 하나님을 사랑하는 분들이고, 또 주를 향한 열심이 대단한 분들이어서 많은 기대가 됩니다. 그분들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나라가 많이 기대가 되어집니다.
열심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열심이 없는 사람보다 열심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 일을 더 잘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간혹, 우리 안에 있는 열심이 우리를 힘들게 만들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열심에 관해 사람들이 무관심할 때입니다. 뭔가를 열심히 하다가 문득, 나 혼자만 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우리는 실망하고 낙심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았을 것을, 괜히 열심을 내다가 오히려 낙심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처음 만나고 난 뒤, 제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었습니다. 청소하는 것이었습니다. 청소를 할 때마다 죄된 내가 깨끗해지는 것같아 좋았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온 후에도, 저는 교회 청소를 도맡아 했습니다. 한 교회에서 8년간 전도사로 섬긴 적이 있는데 그 교회에서도 청소는 늘 제 몫이었습니다. 주일 아침마다 가장 먼저 교회 문을 열고 청소했고, 주일 저녁마다 가장 늦게 청소하고 교회 문을 잠궜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7년간 교회를 섬기다가 시험에 들었습니다. 어느 날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처음엔 장로님이나 다른 성도님들이 거들어주기도 했고, 또 "우리 전도사님 같은 분 없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도 해줬었는데, 어느 날 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청소는 어느덧 저 혼자만의 '당연한' 몫이 되어있었고, 짐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주일인가, 중고등부 라이드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교회가 거의 쓰레기장이었습니다. 예배당도, 친교실도, 교실들도... 모든 것이 엉망이었고, 교우들은 언제나 처럼, 제가 깨끗하게 치워줄 것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그날은 청소를 하며 얼마나 화가 났던지... 죄된 내가 깨끗해지기는 커녕, 치밀어 오르는 화로 제 마음은 더욱 더러워졌습니다.
열왕기상 19:10에 보시면 믿음의 싸움을 싸우던 엘리야가 이렇게 고백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 엘리야도 이렇게 고백합니다. "오직 나만 남았거늘..." 나만 혼자 남아 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와주는 사람 하나도 없이 나만 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가 열심 있는 하나님의 일꾼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열심이 자기 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기 열심이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삼켜버려, 어떻게 우리가 이런 믿음의 싸움을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는가를 잊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받은 은혜의 크기를 잊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지치고 낙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의 은혜 안에서 지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