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몇몇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LA 근교에 위치한 한 한인교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추천하신 분들의 말처럼 그 교회에는 탁월한 말씀이 있었고,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었고, 또 아름다운 교제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친구를 만난 듯한 즐거움이, 그 교회에 머무는 동안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교회를 보며, 제가 섬기는 교회도 이렇게 아름다운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간절했습니다.
그 교회를 처음 방문했던 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저녁 7시에 시작하는 '브릿지'라는 프로그램을 참관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저녁 만찬을 위해 테이블을 세팅하는 사람들, 고급 레스토랑처럼 교회당을 장식하는 사람들,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 밤 일을 가야 해서 프로그램엔 참석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 돕겠다며 일손을 덜어주는 사람들... 교회는 그런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해서 피곤할 만도 한데,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손뼉을 치고, 찬양을 부르고, 나중에는 참석자들의 냄새 나는 발까지 씻겨주었습니다. 그들의 섬기는 모습을 보며 감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날 주일 예배를 마치고 한 집사님과 함께 교회 사무실에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초창기부터 그 교회를 섬겨왔다는 집사님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살아오면서 여러 교회를 경험해봤지만 이렇게 교회를 다니는 것이 재미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교회는 그저, 믿는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모여 예배하는 곳이라고 알아왔는데, 저는 우리 교회를 섬기는 것이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도대체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이 저들로 하여금 교회를 섬기면서 저런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이런 저런 궁금증이 생겨나기 시작할 때 집사님이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든 모두 함께 합니다." 저들이 그토록 행복한 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한 가지가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이민 생활 속에서도 저들은 함께했습니다.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먹고, 함께 나누고... 교회에서 제시하는 가치들을 향해 함께 세워져 갔습니다. 지칠 때도 있었겠지만 늘 자리를 지켜주는 서로를 인해 늘 감동하고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좋은 교회를 찾습니다. 그러나 좋은 교회가 되기 위해 그 값을 치르는 사람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 시대 교회들의 아픔이요, 또 지난 주 가족수련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저의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저는 우리 교회가 지금보다 더 좋은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주어진 값을 치룰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