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교회 벤치에 앉아 선교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4시간은 더 있어야 교회에 도착할 텐데, 그냥 파란 하늘을 마주하고 작년 단기 선교의 기억들을 추억하며 사랑하는 선교팀의 무사 귀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하나님 아버지도 우리를 이렇게 기다리고 계시겠지..."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매번 그렇지만, 작년 단기 선교를 마치고 교회 문을 들어섰을 때에도 표현 못할 감동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이젠 고생 끝났어'라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마침내 집에 왔다'라는 안도감...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가족들이 있고, 교우들이 있는...그야말로 '우리 집'에 왔다고 하는 평안함이 제게 있었습니다. 더욱이 두 손을 흔들어대며 열렬히 환영해주는 교회 식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훗날, 아버지 하나님과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게 될 때 먼저 간 믿음의 사람들과 이렇게 만나게 될 것을 소망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기도회 마지막 찬양을 인도하고 있는데, 빼꼼이 열려 있는 교회당 문 틈 사이로 막내 하원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선교팀이 지금 막 교회에 도착한 것입니다. 문 틈 사이로 퍼즐 조각같이 살짝 걸쳐 있는 누군가를 보고 어떻게 아들인지를 알아볼 수 있었을까 스스로 감탄하면서, 이것이 당신의 자녀들을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살짝 들어와 아내에게 뽀뽀를 퍼붓고는 황급히 짐을 옮기러 나가는 막내의 모습을 보면서 감사했습니다. "하나님, 사랑하는 우리 선교팀을 끝까지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둘러 기도회를 마치고, 선교팀원들을 맞으러 나갔습니다. 광야의 뜨거운 기운에 벌겋게 익어버린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염을 깎지 못해(?) 방금 히말라야에서 내려온 듯한 얼굴들도 보였습니다. 피곤하지만 행복해 보였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선교 기간 내내 행복했을까? 얼마나 힘들고 짜증이 났을까? 얼마나 내 맘대로 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많았을까?..." 상하고 그을린 얼굴들 속에, 광야같은 인생을 지나고 있는 우리들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계 21:3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우리들의 고난을 몸소 아셨던 주님의 마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마음을 가지고 모두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광야 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믿음의 길은 좁은 길이고, 그래서 고독한 길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고독한 광야 길에서 그 날이 오고 있음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그 날, 우리들의 눈물을 닦아 주실 하나님 아버지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하나님 아버지를 기억함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이 인생의 광야를 믿음으로 승리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