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상황은 열악하고 교회는 넘 힘들어요. 이곳의 목사님은 지쳐서 거의 목회를 안하는 상태이고 성도도 5-6명 뿐이에요...헌데 이곳의 몰몬교회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네요. 오기 전에 기도가 너무 부족하단 생각이 많이 들어 첫 날 저녁 모아서 같이 기도했어요...첫 날 16명 치료하고 오늘도 비슷한 숫자를 치료했어요...현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선포하지만 가라고 할 교회가 없네요...그래서 이 교회와 목회자를 위해 더 기도하려 합니다. 기도 많이 부탁합니다..." 댄하쪼, 아리조나 단기선교를 참가하고 있는 임 집사님의 기도 요청입니다. 이 글을 읽는데 갑자기 작년 그 교회에서 드렸던 주일 예배가 떠올랐습니다.
선교지에서 드리는 주일예배는 언제나 특별하기 마련인데 그곳은 좀 달랐습니다. 주일예배를 드리는 동안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예배는 전혀 준비 되어 있지 않았고, 모든 것이 즉흥적이었습니다. 찬송가도 즉석에서 찾는 듯 했고, 몇 안 되는 교우들 중엔 헌금만 내고 중간에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도 아닌 미국에서 어떻게 이렇게 예배를 드릴 수가 있는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망도 없고, 지역을 향한 열정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선교팀의 특송과 간증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제 평생 가장 아픈 예배로 남았을법한 그런 예배였습니다. 현지 목사님이 예정에 없던 말씀을 부탁하셔서 요한복음 3장 16절을 설교했는데, 설교하는 내내 '하나님의 슬픔'이 제게 전해져 와 마음이 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예배가 끝난 뒤 현지 목사님과 사모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지쳤었습니다.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배를 드리면서 회개했습니다. 학생들의 찬양과 간증, 그리고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저희를 회복시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모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곳으로 인도하신 이유가 어쩌면 이 예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곳 소식을 접하고 보니...작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광야는 여전히 메말라 있고, 사람들은 여전히 광야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광야에 지치고, 광야에서 길을 잃고, 광야에서 죽어갑니다.
갑자기 그곳 교회 사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년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그 교회와 목사님 가정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그렇게 마음을 먹었었는데, 돌아와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들도 우리의 지체인 것을... 그들이 다시 지쳐버린 것이 저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뜻 라오스 정창용 선교사가 했던 말이 떠 올랐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큰 목소리로 찬양을 불러보고 싶었습니다. 나도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그 사모님도 그런 바램을 가지고 메말라 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 살아갔던 사람이 있습니다. 세례 요한입니다. 그는 약대 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광야에서 살았습니다. 홀로 광야에 살면서도 그는 메마르지 않았고, 길을 잃지도 않았습니다. 그의 심령 속에 생명수의 강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렌 목사님과 버지니아 사모님의 심령 속에도 같은 은혜가 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그곳 나바호 인디언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교회와 교역자가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