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수년 간 숨긴채 여자친구와 성(性)관계를 가진 50대 남성이 살인죄로 기소됐다. 미 오하이오주에 사는 로날드 머독(51)은 아내가 있음에도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동갑내기 여성 킴벌리 클램프너와 불륜 관계를 이어갔다.
불륜 만큼이나 큰 문제는 머독이 여친인 킴벌리를 만나기 전 에이즈 양성판정을 받은 에이즈 환자였음에도, 이 사실을 킴벌리에게 비밀로 한 채 성관계를 이어갔다는 사실이다.
킴벌리가 머독의 병명을 알게 된 것은 관계를 가진 지 5년째인 지난해였다. 당시 건강 상태에 이상을 느끼던 킴벌리가 병원에서 에이즈 의심 판정을 받은 뒤, 머독의 아내로부터 그의 에이즈 사실을 전해들은 것이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킴벌리는 자신이 에이즈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부검 결과 나온 사망 진단서에는 사인 중 하나가 '에이즈가 확실하다'는 전문의의 소견이 적혀 있었다.
오하이오주 법률에 따르면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성접촉을 하는 것에 대해 중범죄로 여기고 엄벌에 처하고 있다.
또 상대방이 이를 통해 감염되고 사망에 이를 경우 '살인죄'까지 성립될 수 있다. 이 같은 법에 따라 지난 6일 머독은 살인죄로 기소됐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에이즈로 숨진 킴벌리의 아들은 "어머니가 유일한 피해자는 아닐 것이다"이라며 "머독은 에이즈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으며, 분명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감염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인죄로 기소돼 구치소에 수감된 머독은 오는 13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