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올 것이 왔다. 언제나 올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늘 그러했듯이 부활절을 기준으로 찾아오던 알레르기가 다시 찾아 온 것이다. 아침에 눈을 비비고 코를 풀어야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지만 약이 있어 미리 먹어 두니 예전과 같이 고생을 하지는 않아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새벽기도 설교 시간에 재채기가 나오기라도 하면 정말 곤란하다. 한 번은 고개를 돌리는 것보다 먼저 재채기가 나와서 마이크에 대고 정확하게 재채기를 해버린 경험도 있다. 아마 그날 새벽 온 동네 사람들이 나의 재채기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알레르기와 씨름을 할까? 알아보니 어떤 사람은 물로 자신의 코를 청소하는 사람도 있고, 약을 더 강한 것으로 처방받아 먹는 사람도 있으며, 어떤 사람은 그냥 마음껏 코를 풀고 눈을 비비며 가려움을 해소한다고 한다. 속 시원한 답이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것 때문에 많이들 고생을 한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반응은 나에게 많은 고통을 주지만 실은 이상한 것이 나의 몸에 들어오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러나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괜찮은 것에도 힘들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봄철의 알레르기는 그래도 약이 있고 그런대로 해결할 만한 길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의 영적인 건강은 어떠한가? 나에게 침투하고자 하는 죄에 대하여 거세게 반응하며 재채기를 하듯이 나의 삶에 절대로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있는가?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죄에 대하여 굉장히 관대한 나를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던 일들도 생각이 바뀌어 버린 것들이 있다. 하나님 말씀의 기준으로 더 이상 살아가지 않고 나의 생각의 기준으로 살아가면서 “그러려니”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무디어 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누가복음 12장 15절)라고 말씀하신다. 곧바로 반응하라는 말씀이다. 죄를 범하게 하는 것이 탐심이면 곧바로 반응을 보이며 탐심을 버려 영혼을 살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우리에게 탐심의 문제만 있겠는가? 많은 죄악의 시험이 찾아오지 않는가?
이 세대에 살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믿음생활이 어렵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러한 세상이기 때문에 “그러려니”하고 살면 안 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신다. 믿음으로 물리쳐야 할 것 들을 제대로 물리치며 바르게 반응하며 살라고 하신다.
세상을 통하여 공격해 오는 마귀의 궤계를 어떻게 물리칠 수 있을까? 알레르기 약을 미리 잘 먹어 두는 것과 같이 우리들에게 주신 구약과 신약을 미리미리 잘 먹어 둘 때에 나에게 오는 죄악들에 대하여 제대로 반응하며 물리칠 수 있게 될 줄 믿는다. 후에 면역이 생겨 더 이상 그것에 반응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에게서 떠나가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 건강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모든 시험을 이기며 살아가게 될 줄을 믿는다. 죄를 민감하게 밀어내고 성령 하나님의 풍성하신 은혜를 늘 누리며 생활할 때에 매 순간 콧노래가 나올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