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외버스로 노방선교팀 4명이 최남단 안탈리야(밤빌리아)를 향해 나그네처럼 떠났다. 그 중간 지점에 있는 이스파르타(Isparta)라는 도시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 경이었다.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었다. 기온이 상당히 떨어져 몸이 움츠러들었다.
우리는 캄캄한 도시 외곽길을 찬양을 부르며 걸었다. 걸으며 기도하였다.
“주님! 복음을 전할 예비된 사람을 보내 주소서.”
일행은 비 오는 밤을 밖에서 새더라도 아랑곳 하지 않는 용사들이었다. 한참을 걷는데 한 젊은 청년이 관심을 갖고 따라왔다. 이스파르타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그가 물었다. “여기에 어떻게 왔나요?” 우리는 우리를 도시여행자라고 소개했다.
그가 어디로 갈거냐고 묻기에 갈 곳이 없다 했다. 일단 비가 너무 왔고 오후부터 아무 것도 먹지 못하여서 비도 피할 겸 식사도 해야 하니 식당을 가르쳐 달라 했다. 그 청년과 함께 물어 물어 도착한 곳은 허름한 점포 식당이었다. 요리는 없고 간단한 빵과 과일 등을 먹었다.
우리가 먹는 중에 그 청년은 어딘가에 전화를 하며 한참 통화를 하였다. 음식을 먹었으나 비가 그치는 기색이 없었다. 그 청년이 말했다. 자신은 룸메이트와 함께 기숙사에 사는데 방금 그 룸메이트와 상의하여 자기 기숙사에 우리를 머물게 해 준다는 것이다.
빗길을 한참 걸어 그의 기숙사에 도착했다. 두 남자들이 지내는 방이라서 그런지 들어서자 시금털털한 총각 냄새같은 복잡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청년은 방이 작고 지저분하여 미안하다 했지만 우리는 너무나 고마웠고 그 청년이 참 멋있어 보였다.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 입고 세평 남짓한 기숙사 방 안에서 뺑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러다가 우리의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우리는 그 청년에게 잠시 복음을 소개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그 청년은 당황했으나 손님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듯했다. 복음을 전하길 허락한 것이다. 이 때는 이미 밤 11시가 지나고 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