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고 난 뒤 / 혼자서 객석에 남아 / 조명이 꺼진 무대를 / 본 적이 있나요..." 7080 세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흥얼거렸을 법한 '연극이 끝난 후'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알려진 이 노래는 텅 빈 무대를 통해 인생의 궁극적 허무와 고독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화려한 옷을 입은 배우가 춤추며 노래하고, 또 조명은 그 배우를 따라 바삐 돌아가면서 마치 배우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지만, 연극이 끝나면 모든 것이 떠나버리고 무대 위엔 무거운 정적과 고독만이 흐르게 될 것이라고 하는, 우리가 그런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하는, 어떤 면에서 조금은 자조적인 노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텅 빈 교회당을 정리하면서 무심코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연극이 될 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름다운 찬양이 있고, 청중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노련한 설교도 있고, 그래서 청중들의 아멘도 있지만, 예배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없고, 그래서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삶에 영원을 향한 그 어떤 결단이나 변화가 없다면 그들에게 있어 그 예배는 하나의 연극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저 무거운 정적과 고독만이 남은 그런 연극이 끝난 뒤의 허무한 무대와 같은 예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주일까지 26주년 감사부흥사경회를 통해 많은 은혜를 누렸습니다. 강사 목사님의 잘 준비된 말씀은 지친 우리의 삶을 만지고 위로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아멘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끝나버린 지금 우리의 마음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말미암는 감격이 우리의 삶을 이끌고 있는가, 그 감격이 더욱 우리로 말씀을 사모하게 하고 더욱 우리로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는가, 아니면 그저 무거운 정적과 고독만이 우리 안에 남아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참 은혜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인 줄 믿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시작한 EM 부흥회가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부흥회가 잘 준비된 연극과 같은 부흥회가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듣기 좋은 찬양도 있고 잘 준비된 설교도 있지만 모든 것이 끝난 뒤엔 알 수 없는 허탈감만 남는 그런 부흥회가 아니라, 집회가 끝난 뒤에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임재 앞에 서며 그분의 부르심 앞에 아멘으로 응답할 수 있는 그런 부흥회가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새벽 이슬과 같은 청년들이 이 마지막 시대를 주를 위해 살기를 결단하는 거룩한 하나님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간절히 구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