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년 전 어느 날 산을 너무나도 사랑하던 매형을 따라 등산을 한 적이 있다. 새벽 6시부터 행군이 시작되었는데 오랜만에 등산이라 마음이 즐거웠다. 그런데 갈수록 가파른 언덕이다. 준비가 없이 나선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길이었다. 한참을 가다가 5분 동안 쉬며 가지고 간 홍삼 캔디를 입에 물고, 물도 마시고, 사과도 한 쪽을 먹었다. 살기 위해서다. 그리고 또 다시 길잡이를 따라 알지 못하는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5마일 정도를 올라가니 산 정상에 도착했다.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앞서 가던 길잡이 매형을 불러 또 다시 쉬자고 제안했다.
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았다. 먼저는 나무들이다. 저 아래에서는 볼 수 없는 나무인데 표면이 예쁜 자색으로 덮여진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였다. 얼마나 아름답던지 하마터면 꺾어서 집으로 가지고 올 뻔 했다. 그 아름다움에 정신을 빼앗기며 눈과 마음에 그 꽃을 담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보니 내려가는 길이다.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았다. 한참을 가다가 또 다시 쉬었다. 이번에는 조금 오랫동안 쉬었다. 15분 정도 쉬는 동안 가지고 간 빵을 먹고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마침 올라오는 한국 분들을 만나서 인사를 나누며 주위를 또 다시 둘러보았더니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보라색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꽃이었다.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는 스스로의 무지함을 자책하며 그 아름다움에 마음을 또 다시 빼앗기고 더 쉬고 싶은 욕망을 버리고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쪽 새끼발가락이 아플 즈음 되어 10마일 행군을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해 보니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다. 자연의 아름다움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도 좋은 길잡이가 없었다면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났다. 내가 잘 올라가고 내려갈 수 있도록 열 발자국 앞에서 자신을 보고 따라 오라고 앞서간 길잡이의 열심이 나로 하여금 등산을 잘 마치게 한 것이다. 또한 앞에 무엇이 있고 어디에서 쉬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내가 적당히 잘 견딜 수 있도록 좋은 자리로 인도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게 했던 길잡이가 나에게 가장 중요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은 세상에 사는 우리들에게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주셨다. 죄로 인하여 망가진 우리를 건강하게 회복하시고 어려운 고비들을 거뜬히 넘기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내가 한 것 같지만 나를 인도하시는 그 은혜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길잡이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면 된다. 인생의 속도와 가는 길, 어디에서 쉬며 어디에서 둘러보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순종하면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훈계 받기를 싫어하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경히 여김이라 견책을 달게 받는 자는 지식을 얻느니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지혜의 훈계라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잠언 15장 32-33절)라고 하시며 하나님 말씀을 듣고 그 길에서 떠나지 말라고 하신다. 그 때에 건강은 물론이고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세상을 이기고 아름다운 믿음의 추억거리들을 많이 만들며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 때에 참 좋은 길잡이 되시는 하나님을 따라서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며 세상의 모든 것을 이기고 모든 것을 행복으로 바꾸어가며 살아가게 될 것을 믿는다.
참 좋은 길잡이 되시는 하나님을 순종하자. 그 길이 눈에는 달라보여도 나에게 가장 좋은 길임에 틀림없음을 믿으며 나아가자. 그 때에 후회함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그 날 이후에 이틀 동안 진통제를 먹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가 되어서 겨우 2층에서 내려왔다. 다리가 아파서 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잡이가 고맙고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의 고마움을 마음 속 깊이 누리게 되었기 때문에 또 다시 그 산을 찾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