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 대한 설교를 들으신 성도님들 중 여러분이 “재앙은 악인에게만 내리는가” 질문을 해오셨습니다. 참 좋은 질문이고 마땅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다시 바꾸면 “모든 신실한 성도는 재앙으로부터 제외 되는가”입니다.
악인이 심판을 받고, 선한 사람은 마땅히 구원을 받는다는 인식은 성경의 가르침에 의하면 상식입니다. 하나님이 의인과 악인을 한꺼번에 심판하지 않으심이 성경의 주된 가르침입니다.
계시록의 종말에 속한 재앙, 인의 심판, 나팔 심판 그리고 대접 심판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 144,000은 온전히 구원을 받습니다. 아울러 ‘흰 옷 입은 무수한 사람들’이 구원을 받는 것도 마땅한 논의입니다. 그러나 “구원을 받음”이 “환란을 벗어나거나 환란을 겪지 않는다”로 생각하면 심각한 오해가 발생됩니다. 성도가 구원받는다는 것을 ‘종말의 환란을 통과하지 않는다,’ ‘종말의 환란에서 제외된다,’ ‘세상이 심판받을 때 공중에서 3년 반 동안 휴거상태에 있다,’ ‘성도는 고난을 받지 않는다’ 등으로 생각하는 것은 구원을 잘못 해석하는 데서 오는 생각이라 여겨집니다.
성경에서 구원 받은 신실한 성도들이 고난을 받는 예는 무수합니다. 욥의 고난, 다니엘의 환란, 사도들의 순교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은 구원이 종종 불같은 시련과 고난을 동반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도들이 큰 환란을 통과하여 나온다”(계 7:14)는 것은 성경적인 가르침입니다. 환란을 통과하면서 죽을 고생을 하는 사람도 있고, 실제로 환란 가운데서 죽는 사람도 생길 것입니다. 심지어 성도들도 천재지변의 희생자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2001년 9월 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질 때, 모든 성도는 거기서 깨끗하게 빠져나와 구원을 얻었다고 장담하여 말할 수 없습니다. 새벽기도를 하고 그 빌딩으로 출근 한 후 참변을 당한 어느 자매의 어머니가 눈물의 간증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약 3,000명의 사망자 가운데서 많은 성도가 포함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원전파괴로 말미암은 희생자 중에서 기독교인은 쏙 빠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차 대전과 한국전쟁의 불구덩이에서 신자들은 깔끔하게 모두 구원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고와 사건들은 신자 불신자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거기서 돌아가신 성도를 우리는 심판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환란 가운데서 돌아가신 분을 우리는 저주받았다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환란 가운데서 믿음을 지키면서 순교한 분들을 우리는 “영적 전쟁의 승리자”라고 존경합니다. 정치적 압제에서, 이데올로기적 심판에서, 구원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선교지에서의 순교를 우리는 실패가 아니라 거룩한 성공이라고 존중합니다. 천사가 내리는 심판의 나팔 속에서 성도가 전 지구적인 재난과 환란을 당할지라도, 그리스도께서 그 성도 안에 살아 있다면 그가 죽는 것도 유익할 것입니다(빌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