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이슬람권 선교지를 방문하면서 만났던 분들 중에 독일 개신교회 연합회 대표들이 있었다. 내가 남부 도시 국경쪽 마르딘이라는 1000년 넘는 도시에 방문했을 때 엔델(가명)이라는 한 평신도 사역자 가정을 초대받았다. 그때 그 집에서 터키 서부 도시 이즈밀(코카사스 지역)에서 사역하는 한 독일 선교사가 안내하여 동행한 세 분의 독일교회 대표들과 만났다.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한 형제임을 강하게 느꼈다.
같이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아 엔델의 아내가 준비한 식사를 맛있게 나누면서 미국의 한인교회 그리고 독일교회 등의 소식을 주고 받았다. 그들은 독일교회연합이 국경으로 몰여든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모은 헌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그 사역을 담당하는 엔델을 만나러 온 것이다.
식사 후 가벼운 티타임을 가지고 그들은 곧바로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 액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구호품을 직접 사는 것이 좋은지, 지역은 어디로 할건지, 대상은 몇 명을 할 것인지, 앞으로 성공적인 사역이라 판단되면 지속적으로 헌금을 마련할 것이라든지 하는 깊이 있는 대화를 들으며 나는 독일교회의 난민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었다.
독일교회의 연합과 사랑의 모습을 너무도 배우고 싶었다. 아! 그러고 보면 틸만 선교사같은 순교자가 우연히 독일교회에서 배출된 것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많은 의견과 대화를 나눈 후 대표들은 평신도 사역자인 엔델에게 그 모든 구호사역의 집행을 맡길 것인가 결정해야 했다.
한 분이 엔델의 간증을 부탁했다. 엔델이 아내와 자녀들 셋을 바라보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자기는 터키 국적 쿠르드인이고, 젊은 시절 쿠르드 테러단체인 페케케에 가입하여 폭탄 설치 폭파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그곳에서 성경을 보게 되었고 예수를 더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러는 중 알라를 위한 테러단체가 너무 무자비한 살생을 일삼는 것을 보며 회의에 빠져, 목숨을 건 탈출을 했고 곧바로 이라크군에게 잡혀 옥살이를 하다가 터키로 이송되어 있던 중 극적으로 석방됐다. 고향인 디야르바르크에 갔는데 십자가가 있는 예배당이 보여, 그곳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예수를 영접하여 훈련받고 난민을 섬기기 위해 마르딘으로 파송받은 이야기를 듣는 중 모두의 눈에 눈물들이 흘렀다.
하나님의 전적 인도하심을 느꼈으며 독일교회 대표들은 잠시동안 자기들만의 의논시간을 가진 후 엔델에게 모든 사역의 계획과 집행을 맡겼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우리 기도합시다” 하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ITN 터키 디렉터인 피터 김 목사에게 기도회 인도를 부탁했다.
그리고 우리는 자정이 넘는 늦은 시간까지 합심하여 엔델을 위하여, 독일교회를 위하여, 미주 한인교회와 한국교회를 위하여, 세계교회의 연합을 위하여 기도했다. 참으로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넘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