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어떤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풍기는 따뜻한 미소와 여유있는 태도가 넉넉함을 느끼게 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씨가 고맙고, 유머 감각으로 분위기를 밝게 하는 재치가 훌륭합니다. 이렇게 존재가 넉넉한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하나님은 이런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풍부하신 까닭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성품이 선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안에 악이 없고, 부족함이 없습니다. 결핍이나 미숙함이나 어리석음이 없는 하나님이십니다. 특히 하나님은 자비심, 사랑이 풍부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비가 넘치는 분이셔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크신 사랑으로 말미암아, 범죄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은혜로 구원을 얻었습니다."(엡2:4-5). 둘째는 하나님의 능력이 전능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마음이 좋아도 능력이 없다면 상대방을 도와줄 수 없지요. 하지만 하나님은 능력이 무한하셔서 이루지 못하시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되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해주실 수 있기 때문에 하나님은 부자이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우리는 존재가 넉넉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존재가 넉넉하다는 의미는 돈이 많다는 뜻이 아닙니다. 학벌이 훌륭하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뜻이고, 사람됨이 선하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이 넓고 생각하는 것이 긍정적입니다. 이런 사람이라고 해서 왜 힘든 일이 없겠습니까? 인간관계가 다 좋을 수야 없지요. 경제적 압박을 당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기에 의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기 때문에 어려운 형편에 처하더라도 낙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주님은 너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시는 분, 모든 병을 고쳐주시는 분,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해 주시는 분, 사랑과 자비로 단장하여 주시는 분, 평생을 좋은 것으로 흡족히 채워주시는 분, 네 젊음을 독수리처럼 늘 새롭게 해 주시는 분이시다."(시103:3-5 새번역성경). "주님은 자비롭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사랑이 그지 없으시다.두고두고 꾸짖지 않으시며, 노를 끝없이 품지 않으신다."(시103:8-9). "부모가 자식을 가엾게 여기듯이, 주님께서는 주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가엾게 여기신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창조되었음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며, 우리가 한갓 티끌임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시103:13-14)

목회자로서 가장 가슴 아픈 일 중의 하나는 한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입니다. 우리 자신은 하나님으로부터 그토록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고 고백하면서도 정작 생활에서는 가족끼리, 교회 식구들끼리, 회사 동료들끼리, 친구끼리 미워하는 일이 잦습니다. 한 번 섭섭함을 느끼면 풀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상처받았다는 의식에 눌려 마음 문을 닫아 버립니다. 예수님은 먼저 나에게, 평생토록 다 갚을 수 없는 긍휼을 베푸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불쌍히 여길 차례 아닐까요?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요하나, 여러분을 위해서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것은 그의 가난으로 여러분을 부요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고후8:9) 우리는 주님을 모신 부요하고 넉넉한 사람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