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열흘 전쯤 시작된 독감이 지난 주일 교회 대청소 시간을 깃점으로 온 몸을 맹폭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열은 나서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목은 부어 캘록캘록 기침이 멈추질 않고, 몸뚱이는 각목으로 맞은 것처럼 뼈 마디 살점 마다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주님...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 우람이가 5시 20분 경에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끙끙거리며 누워있던 월요일 오후, 김 목사님이 보내신 메시지를 읽는데 뒤통수를 무언가에 두들겨 맞는 것 같았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우선 당회원 장로님들께 상황을 설명하고, 목자들에게 비상 연락을 부탁했습니다.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이곳 저곳에서 확인 전화가 와 비상 연락이 지체 되기도 했습니다.
UW 병원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 조금 넘었습니다. 응급실이라 원래 2-3명의 인원 밖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병원 측의 배려로, 소식을 듣고 찾아온 10여명의 교우들이 함께 임종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찬송을 부르면서 주님의 은혜를 구했습니다. "하나님, 무슨 말로 이들을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이곳에 임재하여 주시옵소서..." 16년이란 세월을 질병과 싸워온 우람이의 삶이 전제와 같이 부음이 된 바울의 삶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벽은 죽음이었습니다. 몸은 둘째치고, 기침 때문에 말도 할 수 없을 지경인데 어떻게 예배를 인도할 수 있을지... 예전 같으면 김 목사님께 부탁이나 드리겠지만 그럴 상황도 못되고, 새로 오신 이 목사님은 새벽 라이드를 도와주고 계시니 어찌할 수 없는 상황... 그렇게 화요일을 넘기고, 수요일, 목요일을 간신히 간신히 넘겨가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이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일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헤롯이 당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저 여우에게 이르되 오늘과 내일은 내가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고치다가 제삼 일에는 완전하여지리라..."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위협이 있을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복음 전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예수님의 고백입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오늘과 내일과 모레라는 시간의 의미라는 것입니다.
우람 형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갔습니다. 우리 모두도 그 뒤를 따를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과 내일과 모레,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힘이 들어도 가야 합니다. 몸이 아파도 가야 합니다. 그렇게 그 길을 가다 보면, 그 길 끝에서 우리도 주님을 만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 남겨진 일이 있습니다. 오늘과 내일과 모레, 함께 그 길을 걸어가지 않으시겠습니까?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