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응~애"아가가 울기 시작하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고파 우는가 해서 입 가에 손가락을 대보기도 하고, 기저귀를 지려서 그런가 해서 기저귀를 열어보기도 하고...결국 아가는 엄마의 젖을 물자 곧 조용해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가가 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그동안 기도해왔던 윤지영 집사님의 둘째 아가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김.지.아...예정일 보다 조금 늦게 태어난 아가답게 지아는 머리카락도 많고 이목구비도 확실하고, 특히 아빠를 닮아 기럭지가 길어 보이는 아주 예쁜 아가였습니다. 연신 꼬물거리며 움직이는 아가를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문득, 집에 있는 세 아들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녀석들도 다 이랬었는데...예, 세 녀석이 다 이렇게 꼬물거리며 울곤 했었는데, 지금은 배가 고파도 울지를 않습니다. 배가 고프면 냄비 뚜껑을 열어보거나 냉장고를 열어보다가 라면을 끓여먹습니다. 자기 힘으로 먹을 것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엉뚱한 질문들이 스쳐 갔습니다. "왜 까르륵 까르륵 웃으며 태어나는 아기는 없는 것일까? 왜 아이들은 배가 고플 때 웃지 않고 우는 것일까...?"그것은 아마도 두려움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엄마의 뱃속에서 꿈같은 세월을 보내던 아기가 그 좁은 공간을 뚫고 세상으로 나올 때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태줄이 잘려나가고, 열려진 폐로 세상의 차가운 공기를 처음 들이마셨을 때 아기가 얼마나 당황했을까요? 그런 두려움과 황당함때문에 울면서 시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가를 바라보는 지영 집사님의 얼굴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엿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아담과 하와를 지으시고 그들을 바라보시던 하나님의 얼굴이 지금 아가를 안고 연신 미소 짓고 있는 집사님의 얼굴 같지 않았을까요?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를 에덴 동산에서 쫓아내시던 하나님의 마음이, 자꾸만 아래층 계단으로 기어가는 아기들 때문에 계단 앞에 바리케이트를 쳐 놓은 엄마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나이를 먹고서야 부모님이 더 그리워지는 것은 이런 마음을 부모가 되고서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가가 다시 빽빽 울기 시작해서 엄마가 젖을 물릴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방을 나서며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그래 울어라. 울어야 주지..."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 많이 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영생을 위해 하나님 앞에서 많이 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울면 주십니다. 콜라나 커피는 주시지 않아도 빽빽 울어제끼는 우리들을 위해 생명의 젖을 물려주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