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고독을 삶의 한 켠에 끌어 안고 살아갑니다. 대부분은 해결 가능하거나 해결할 수 없더라도 자신의 삶에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으며, 적어도 그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고독의 무게가 덜어질 수 있습니다. 모국을 떠나 이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고독의 문제는 좀 더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지요. 정들었던 고국을 떠나 낯선 타국에서 느끼는 문화적 이질감 외에도, 이민 정착 과정에서 수많은 아픔과 좌절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믿고 의지했던 친척이나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하거나 금전적 손해를 본 사람, 여러가지 이유로 인간관계의 단절을 경험한 사람, 부끄러운 과거의 경력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꺼리는 사람, 소규모 자본으로 한인들이 없는 지역에 들어가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 국제 결혼으로 인해 한인들이 없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 중독으로 인해 사회적 관계망이 무너진 사람, 중병으로 인해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사람, 자녀들과의 소통 문제로 고독해진 사람 등. 이민자 가운데는 사회적, 경제적, 신체(발달)적, 문화적, 심리적, 영적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외로움의 결과는 고립감을 비롯 자존감이 저하되고, 우울증과 자기 과시적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물질 남용이나 포르노의 사용, 폭력, 신체적 증상으로 드러날 때도 있습니다. 고독은 단순히 본인의 정서적 어려움에서 그치지 않고, 이민자의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줍니다. 미국 내 소수민족인 한인사회는 LA처럼 규모가 큰 사회라면 사회적 심리적 고독감이 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한인사회나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는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가족이나 동료, 소집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위기라고 보아야 합니다.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고독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감지해야 합니다. 그들 또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이며, 하나님은 고대로부터 고아, 과부, 가난한 이들, 나그네들을 향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필요하다면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눅10장) 물심 양면으로 돌보길 원합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누가이웃이겠느냐고 물으시죠.
성경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독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자기 연민의 고독에 빠졌던 엘리야, 지도자의 고독을 느꼈던 모세, 완고함의 고독을 경험했던 탕자의 형, 사회적 냉소와 비판의 고독을 받았던 삭개오, 남편 다섯이 있었던 수가성 여인, 38년 동안 베데스다 못가에 살았던 환자, 문둥병자와 귀신들렸던 여인과 창녀와 세리, 머리 둘 곳 조차 없다고 하셨던 예수님까지.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과 긍휼을 입은 사람입니다. 이런 사랑을 받고 사는 우리가 이제 주위를 돌아보며 외로운 사람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되겠습니다.
2017년도에는 이 도시와 외곽에 사는 한인들 가운데 고독감을 느끼는 분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한 사람의 봉사가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고독한 이들을 찾아가고, 그들의 필요를 파악하며, 그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돌본다면, 주님은 여러분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다."(마2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