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성탄절이 되면 교회 친구들과 함께 선물교환을 했던 때가 있었다. 서로 자기가 원하는 선물을 받아가기 위해 다른 사람이 고른 선물도 정중하게(?) 빼앗던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12월 이맘때가 되어 선물을 주고받을 때마다 그 때 생각이 난다.
선물은 서로에게 많은 위로를 주고 기쁨을 준다. 그런데 여태껏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고 나에게 질문 한다면 지난주에 받은 선물이라고 말할 것이다.
얼마 전 시집간 딸 부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작은 박스를 보내왔는데 그 박스를 열어보니 추운 겨울에 입는 코트였다. 그 코트를 보는 순간 뭘 그런 것을 보냈는가? 이야기하며 나의 몸에 맞는지 얼른 입어 보았다. 제법 잘 골랐다. 길이도, 팔도, 품도 다 맞는다. 입어 본 후 옷장에 잘 모셔놓았다.
다음날 갑자기 온도가 화씨 19도까지 내려갔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옷들로는 감당치 못할 추위였다. 실은 선물을 받으면 아끼고 아껴서 후에 사용하는 버릇이 있는 나였지만 그 날 만은 어쩔 수 없이 전날 받은 선물을 꺼내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옷을 입고 몇 시간을 지나다 보니 춥지 않았다. 그렇게 추운 온도였는데도 전혀 추운 것을 느끼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 옷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실은 아주 좋은 옷인 것이 사실이나 그것만이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후에 알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딸아이와 사위가 무엇이 아버지께 가장 좋을까? 많이 고민하며 고른 사랑이 흠뻑 묻어 있던 선물이었기 때문에 더 따뜻했던 것이다.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따뜻한 옷을 입어 본 기억이 없다. 평생 많은 선물을 받았을 텐데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을 선물이 된 것이다. 그러고 생각을 하니 나도 나의 부모님께 선물을 보냈을 때 그렇게 느끼셨겠구나! 이제야 깨닫게 된다. 사랑이 담긴 선물의 위력인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장 귀한 선물을 보내 주셨다.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사랑이 흠뻑 담긴 선물이시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장 14절)라고 증거 한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선물이 예수님이시기 때문이다. 죽을 사람에게 그 어떤 것 보다 더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가장 귀한 선물이 아닌가?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포장 된 선물을 주셨는데 열어보니 생명이 있었던 것이다. 다시 사는 길이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힘 있는 선물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이다. 예수님 때문에 춥지 않고, 예수님 때문에 외롭지 않으며, 예수님 때문에 절망하지 않고, 예수님 때문에 영원히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수 믿는 자들은 가장 좋은 선물을 받았다. 이제 그 선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선물은 나 혼자만 가지고 있으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에 그 따뜻한 사랑의 위력이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이 겨울을 춥지 않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알았다. 하나님의 사랑의 선물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가장 따뜻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성탄절은 하나님의 사랑을 감사 감격하며 나의 사랑을 고백하는 시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