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침대맡에는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의 “신앙과 정서” 책이 놓여 있습니다. 늘 자기 전에 묵상할 수 있는 구절이 많아서 매일 읽고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그분의 설교를 하루 한 편씩 읽으면서 가슴에 부흥을 불태운 적도 있었습니다. 특별히 그분의 명설교 “진노하시는 하나님의 손아귀에 붙들린 죄인들”은 뉴잉글랜드의 대각성: The Great Awakening을 일으킨 메시지였습니다. 여러 차례 읽으면서 토씨도 한 자 안 바꾸고 그대로 대독 수준으로 설교하고픈 충동까지 느낀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저의 많은 영적 감흥도 그분의 영향이 크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거의 15년 가까이 목회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한 목사님의 영향으로 지금도 침대맡에는 그분의 책이 성경과 함께 놓여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교회 MIT대학에서 동부 견학을 가면서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이 목회하시던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아마, 스무 번은 더 방문했을 그 교회를 이번에 방문하면서 그분이 나이 55세로 돌아가셨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55세는 지금의 제 나이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1주기가 지난 주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MIT 일행에서 잠시 이탈해서 필라델피아의 아버지 묘지를 다녀온 직후였습니다. 83세로 돌아가신 아버지와 55세에 돌아가신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을 만나는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버지 묘 앞에서 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찬송을 하는데, 목이 메어 찬송을 부를 수 없었습니다. “목회 잘하고 있냐?”고 묻는 아버지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아서 아버지의 기도소리가 그리워 울었습니다. 그런데,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은 55세에 돌아가셨는데, 지금까지 그를 통해서 하나님이 일하신 역사가 얼마나 큰지 셀 수가 없는데, 너는 55세 될 때까지 뭐 하고 있느냐고 묻는 것 같아서 또 한 번 회개하며 회중 의자에 앉아 회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이 설교한 강대상에 올라가 설교 흉내도 내보고, 그분의 동상 앞에서 서서 올려다보며 기도도 하면서 다시 한 번 나의 죽음을 준비하며 허락하신 나날들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각오의 칼날을 세워봅니다.
이번 동부견학은 조나단 에드워즈와 D. L. 무디 같은 분의 숨 쉬는 역사를 만나고 온 것뿐 아니라, 저는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묘지 방문과 아울러 저의 첫 목회지를 방문하는 기회였습니다. ‘죽으면 죽으리라’고 달렸던 사역의 현장들과 목숨처럼 아끼며 사랑했던 성도들도 만나면서 누르고 눌렀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늘 기도하던 자리에도 앉아보고, 제자훈련하며 기도와 눈물을 함께 나누었던 성도들을 보는데, 그냥 허무하게 보낸 세월은 아니었음을 확인하며, 주님과 더불어 계속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사역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