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힘든 진짜 이유는 그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선택받기 전까지는 비록 소박했지만 평온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기름 부음 받은 후로 그의 인생은 고생길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그는 선을 베풀고 하나님 앞에 바른 삶을 사는데, 세상은 그를 원수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 못해서도 아니고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습니다. 고난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런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혈기를 꺾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혈기가 꺾일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젊었을 때는 왕궁에서 배운 최고 무술 실력으로 애굽 사람 하나를 때려 죽였습니다.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그 한 사람 죽인 것도 감당이 안되어 곧 땅에 묻고 본인은 숨어버렸습니다. 그랬던 그가 40년이 지난 후에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고백합니다. 한 인간으로 자신의 한계를 파악했습니다. 고난을 많이 받으면 혈기가 꺾이고 겸손해집니다. 이 후에 하나님께 쓰임받은 모세의 별명은 ‘세상에서 가장 온유한 자’입니다. 하나님이 붙여주신 별명입니다. 여기에서 쓰인 ‘온유’는 성격이 착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길들여진 야생마의 강함’이라는 원어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굉장히 강한 사람인데 하나님께 완전히 길들여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난만이 이렇게 사람을 온유하게 만듭니다.
둘째는 마음을 다듬어 주십니다. 고난 없는 삶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즐길까로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고난을 받은 사람은 본질적인 것을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주어진 삶과 시간, 기회에 대해서 감사하기 시작합니다. 사랑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돈 자체가 아니라 그 목적과 쓰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주님은 사람의 마음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한 번 선택하신 사람은 그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기 시작하십니다.(롬8:27-29) “도가니는 은을, 풀무는 금을 연단하거니와 여호와는 마음을 연단하시느니라”(잠 17) 마음을 다듬을 때에도 고난만한 것이 없습니다. 마음이 준비되면 하나님은 그 사람을 열방앞에 세우시고 주님의 영광을 그들을 통해 나타내십니다. 그래서 마음이 다듬어진 사람 옆에 가면 그 호흡만으로도 안식과 위로가 됩니다. 그러므로 애매히 고난을 당하는 것은 아픔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각별한 선택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난을 축복의 전주곡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
믿는 자들이 겪는 고난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 한가지 더 있습니다. 사람이 감당 못할 고난을 주시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고전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