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21세기 한국, 아니 전 세계 교계의 가장 첨예하고 뜨거운 쟁점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성서학자들이 성경 속 '동성애 반대 구절'로 알려진 소돔과 고모라(창 19) 등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최근 나온 동성애 관련 도서들을 연속으로 살펴보면서, 기독교인은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정리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성경이 동성애에 답하다

성경이 동성애에 답하다
케빈 드영 | 지평서원 | 264쪽 

미시간주 이스트랜싱 '유니버시티 개혁교회'를 담임하면서 <그리스도인의 구멍 난 거룩(생명의말씀사)>, <미친 듯이 바쁜(부흥과개혁사)> 등을 저술한 저자가, 성경적 관점을 토대로 결혼에 관한 전통적 견해를 옹호하고자 펴낸 책이다. 간단히는 '동성 간 성적 결합'을 죄로 믿는다는 입장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소돔과 고모라(창세기)나 레위기, 사사기 등 동성애를 언급하는 구절들을 분석하기에 앞서, 창세기 1장을 펼친다. 하나님은 창세기 1, 2장이 묘사하는 세상, 곧 이성 간에 정상적인 결혼과 성적 관계가 이뤄지는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

"한 남자와 두 여자 또는 한 여자와 두 남자가 결합하는 식의 결혼 제도나 이성 간의 상호 보완 및 자손 번성의 개념을 벗어난 결혼 제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정직한 태도로 창세기 1, 2장을 읽는다면, 하나님이 계획하신 성적 결합이 성별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라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을 의미한다고 결론짓지 않을 수 없다."

성경 속 태초, 에덴동산에 동성애가 없었다는 것은 명백하지 않은가? 사실 이 질문만으로도 충분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부족함을 느끼거나 납득하기 힘들다는 이들도 많을 것이기에, 저자는 1부에서 원어(헬라어)를 동원해 가며 신·구약의 동성애 언급 구절들을 살펴본다.

특히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원인에 대해 소위 '수정주의자'들의 말처럼 '약자에게 관대하지 못함'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성적 범죄' 또한 에스겔 16장이나 레위기, 신약의 유다서 등과 그들이 제시하는 외경 또는 제2성전기 문헌 등에서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음을 논증하면서 '그들의 말을 그들의 말로' 반박하고 있다.

2부에서는 '성경은 동성애를 언급한 적이 없다', '그런 종류의 동성애와는 다르다', '폭식과 이혼은 어떤가?', '교회는 상심한 사람들을 위한 안식처가 돼야 한다', '당신의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다', '공정하지 못하다', '내가 섬기는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다' 등 동성애자들이나 그들을 옹호하는 이들이 제기하는 주요 반론들에 대해 '전통적 입장에 서서' 답변하고 있다.

구체적인 반론들은 책에서 확인하되, 이 모두에 답이 될 수 있는 한 구절을 소개한다. "동성애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물론 동성애가 세상에 있는 유일한 죄도 아니며, 많은 교회 안에서 가장 심각하게 취급되는 죄도 아니다. 그러나 고린도전서 6장이 옳다면, 동성애 행위를 인정하는 것은 다른 성적 부도덕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지옥으로 이끌 위험성이 매우 크다(100쪽)."

동성애를 인정하는 교리를 용납하는 것은 사람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드는 교리를 용납하는 것과 같으며, 이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요구하신 사명, 곧 자신이 분부한 것을 모든 민족에게 가르치라고 하신 말씀과 거리가 멀다는 것.

케빈 드영
▲저자 케빈 드영 목사. ⓒSNS

저자는 "성경의 가르침은 일관되고도 분명하다. 동성애는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그분의 뜻이 아니"라며 "동성애 관한 성경의 가르침은 차고도 넘친다. 이런 명백한 사실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신중함이 아니며, 그렇게 자주 언급되는 진리 앞에서 주저하는 것은 인내가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다.

더구나 예수님 이후 1950년간 교회사 속에 등장한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서로를 향한 헌신이나 순수한 애정과 상관없이 성경이 동성애를 성적 부도덕으로 간주한다고 믿어 왔다(175쪽). 자신의 동성애 행위를 성경으로 정당화시키려 하는 노력 자체야말로, 그것이 스스로의 양심에 거리낀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일 것이다.

부록에서도 저자는 '동성 간의 결혼은 가능한가?', '동성 간에 느끼는 매력: 세 가지 요소', '교회와 동성애: 열 가지 서약'을 제시하면서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스터디 가이드'도 수록해 소그룹 등에서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원제 'What Does the Bible Really Teach about Homosex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