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버사 프랑스교회문화센터
▲터키 버사에 있는 프랑스교회문화센터 내부. ⓒWWM 제공
(Photo : ) 터키 버사 프랑스교회문화센터 ▲터키 버사에 있는 프랑스교회문화센터 내부. ⓒWWM 제공

 

 

터키 북서부의 버사(Bursa)시에서 유일한 교회가 지방정부에 의해 폐쇄 위기 직전까지 갔다가 간신히 이를 면했다. 버사 지방정부는 지난 2월 26일(이하 현지시각)까지 이 지역 4개의 교구를 섬기는 교회를 비우라고 명령했다가, 2월 23일 이를 철회했다고 오픈도어선교회가 최근 밝혔다.

공식적으로 '프랑스교회문화센터'(French Church Cultural Centre)로 알려진 이 건물은 라틴천주교(Latin Catholic), 독일천주교(German Catholic), 동방정교회(Eastern Orthodox), 개신교 등 4개 종파 신도 2백여 명이 매주 예배 장소로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18일 버사 집행위원회 총국은 교회 지도자에게 5일 안에 떠날 것을 구두로 명령했고, 기한을 3일 늘렸다가 결국 이를 철회했다.

산업화된 말마라(Marmara) 지역의 버사는 인구 200만 명의 보수적인 도시로, 근처 삼림과 이슬람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터키에서 '녹색 버사'(Green Bursa)라고 불린다. 이번에 폐쇄될 뻔한 교회는 1880년 레바논에서 온, 불어를 사용하는 라틴 기독교인인 레반트(Levant)인을 섬기기 위해 건립된 유물이다. 이는 페레 어거스틴 성모 승천 대학교(Pere Augustin Assumption College)를 포함한 기독교 단지의 일부에 있고, 인근에는 프랑스 기독교인 묘지도 있다.

터키 버사 프랑스교회문화센터
▲프랑스교회문화센터 외부 전경. ⓒWWM 제공

교회는 수십 년간 폐허로 방치되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복원된 뒤 4개 교구가 터를 잡았으며, 지방자치제 당국과 규약에 서명한 후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번 퇴거 명령은 2015년 계약 기간 만료 후 재신청 과정에서 시의회 일부가 반대하면서 일어났다. 버사 시의회는 종교 목적의 건물 사용 허가를 결정하며, 건물 소유 권한은 집행위원회 총국이 가지고 있다.

교회 건물이 다시 사용되는 것이 버사의 다문화적 과거 재발견을 상징했다고 여긴, 버사 출신 학자이자 민주주의옹호재단 선임연구원 아이칸 에르드밀(Aykan Erdemir)은 이 사건에 대해 "터키가 수니 이슬람교도를 제외한 신도의 종교적 자유 제도화에 실패했다"고 봤다. 그는 "소수 종교집단에도 예배 장소 재산권과 역사적 교회 건물 사용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소수 종교의 신자들은 정부관료와 다수 주민의 호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오픈도어에 말했다.

하지만 한 터키 공무원은 교회 건물 폐쇄 결정은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옹호재단의 소수 이익 부서에 속한, 터키계 아르메니아인 토로스 알칸(Toros Alcan) 대변인은 "버사 지방 자치제 당국과 재단에서는 교회를 비우라는 서면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터키 버사 프랑스교회문화센터
▲교회 내부에 복구된 아이콘. ⓒWWM 제공

개신교 교구 이스마엘 쿨라시오글루(Ismail Kulakcioglu) 목사는 시의회에 "만약 교인들이 교회 건물에서 강제로 쫓겨나면, 버사는 값진 문화 유산을 잃는 것"이라며 "다수의 교구 예배 장소로 사용되는 이 교회느, 어쩌면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세력이 강한 버사에서는 2004년에도 기독교 핍박 사건이 발생했었다. 2004년 국수주의자 운동당 지역지부 회장을 포함한 국수주의자 3명이, 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 야쿱 신딜리가 신약성경을 배부한다는 이유로 그를 혼수상태에 빠질 정도로 폭행했다. 피해자는 이후 완쾌되지 못했으며, 피의자 3명은 폭행죄로 형사고발됐으나, 유죄 판결을 받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