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에 이례적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매겼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수아 마르골랭 감독이 연출한 '살라피스트'(Salafistes)가 미성년자에게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프랑스 문화통신부가 18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통신부는 "이 영화는 때때로 '참을 수 없는' 폭력적인 장면은 물론, 알카에다와 그 밖의 극단주의 단체 구성원들의 인터뷰를 내보내 이들의 선전 도구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 영화에는 7세기 이전의 이슬람 근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원리주의자(살라피스트)들이 9.11테러를 옹호하거나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손을 자르는 형벌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당초 이 영화는 프랑스 남서부 비아리츠에서 열린 'FIPA 축제'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파리에서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 숨진 경찰관의 모습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프랑스 국립영화예술센터가 반대해, 기자와 비평가들에게만 공개됐다.
이에 제작진이 문제의 장면을 삭제한 후 다시 제출했으나, 플뢰르 펠르랭 문화통신부 장관은 이 영화에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죽이라"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한 반론이 없다는 이유로 18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유지했다.
뉴욕타임스는 "프랑스에서 18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은 주로 포르노나 극히 폭력적인 콘텐츠를 담은 영화에 매겨지고, 다큐멘터리에 부여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이어 "이 영화의 등급 논쟁은 프랑스가 지난해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를 포함해 여러 차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에 시달린 뒤, 표현의 자유와 국가 안보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 불거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