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총 당첨금이 2조 원까지 치솟았던 미국판 로또 '파워볼'로 인해 복권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 당첨자 부부가 십일조 헌금을 약속해 논란이 되고 있다. 크리스천들은 이 부부를 어떻게 봐야 할까.
미국 테네시주의 먼포드에 사는 존 로빈슨과 부인 리사 로빈슨 부부는 당첨 후 한 방송에 출연해 "철저히 교회에 십일조를 내고 있다"며 당첨금 일부를 지역 어린이 병원과 교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 당첨금 15억 8600만 달러(약 1조 9300억 원)의 3분의 1인 5억 2800만 달러를 받는다. 이 돈은 한화로 65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미국인들의 연간 복권 구매 비용은 700억 달러(약 83조8,600억 원) 정도로 나타났다. 이는 책, 동영상 게임, 영화, 스포츠 경기 관람에 들어가는 비용을 합친 금액보다 많다. 현재 미국의 43개 주에서 복권이 합법화돼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성인 1명이 1년에 복권 구매에 사용하는 비용이 평균 300달러(약 36만 원)나 되는 셈이다.
존 파이퍼 목사(베들레헴신학대학교 총장)는 최근 도박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 쓴 칼럼에서 "청지기들은 주인의 돈으로 도박을 하지 않는다. 도박은 횡령의 일부"라며 "당첨자는 많은 이들의 손실로 돈을 딸 수밖에 없다. 만약 여러분이 복권에 당첨된다면 그 수익을 우리 사역에 기부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빌리그래함전도협회 회장)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모든 사람이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을 할까를 생각한다. 그러나 돈은 결코 사람의 영혼을 구하지 못한다"며 "복권을 사기보단 영혼 구원에 힘쓰라"고 했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교수)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돈으로 일확천금을 꿈꿔서는 절대 안 된다. 사기당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일확천금을 노려 그런 것"이라며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생각으로 살고, 체면 따지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해야 한다. 가난한 와중에도 남을 도와 주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결국은 성공한다"고 말했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는 국민일보 칼럼에서 신앙인이 복권 당첨을 위해 기도하는 것에 대해 "하나님은 요술이나 요행을 행사하지 않으신다"며 "복권 당첨되면 십일조를 하고 건축헌금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말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노력의 대가로 얻은 소득으로 지금 당장 십일조를 드리고 건축헌금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복권 당첨으로 거액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인생과 삶을 망쳤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피땀 흘려 번 돈이 가치 있는 돈"이라며 "무응답도 응답이고 거절도 응답이며, 욕심으로 구하는 것은 응답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