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크대학교의 신입생들이 “신입생을 위한 여름 서적(freshman summer reading book)”으로 선정된 한 소설책을 읽는 것을 거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신입생들은 외설적인 동성애가 담긴 이 책이 기독교 신앙과 도덕에 위배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듀크대는 지난 4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앨리슨 벡델(Alison Bechdel)의 자서전적 소설 <재미난 집: 어느 가족의 기묘한 이야기(Fun Home: A Family Tragicomic)>를 권장 서적 중 한 권으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책은 여성성이 다분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자신은 남성성이 다분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레즈비언이 된 작가의 자전적 만화 소설이다.
듀크대의 ‘여름 책 프로그램’은 필수는 아니지만, 본격적인 대학생활에 앞서 신입생들이 소그룹을 통해 선정된 책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여름 기간 동안 모든 신입생들에게 우편으로 보내진다.
일부 듀크대 신입생들이 문제 삼은 것은 동성애자들의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데다 음란 수위도 매우 높기 때문. 책에서는 두 여성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만화로 두 차례 보여주며, 자위 행위를 하는 장면과 여러 여성들이 오럴 섹스를 하는 장면도 담고 있다.
이에 일부 듀크대 신입생들은 이 수업의 공식 페이스북에 거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이들 학생들 중에 한 명인 브라이언 그라소(Brian Grasso)는 이 책이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위배된다면서 워싱턴포스트에 자신과 다른 신입생들이 이 책을 읽기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기고했다.
그라소는 “나는 기독교인이며, 나의 신앙과 정체성이 듀크대와 같은 진보적인 대학에서 도전을 받을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문제의 책을 읽고 검토해 본 결과, 나는 이를 거부하기로 했다. 성경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외설적인 것을 멀리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입생 제프리 우벤호스트(Jeffrey Wubbenhorst)도 듀크 크로니클(Duke Chronicle)에 “이 책이 만화가 아니었다면 읽었을 수도 있다”면서 “만화로 노골적으로 표현된 것이 너무 외설적이어서 내 양심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듀크대 측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 책을 읽는 것은 필수가 아니라 권장이며,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 학생들의 성적이나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며 “전 세계에서 오는 1,750명의 신입생들 중 누구의 생각에도 도전적이지 않는 한 권의 책을 선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동성애 내용을 담고 있는 문제의 책을 기독교 신앙과 윤리에 위배된다며 읽는 것을 거부한 듀크대 학생들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