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지 뮬러의 일기
죠지 뮬러 | 두란노 | 212쪽
죠지 뮬러(George Muller, 1805-1898년)는 1805년 9월 27일 프로이센 왕국 할버스태트(Halberstaedt)라는 도시에서 가까운 크로펜스태트에서 태어났다. 1810년에 1월 그의 부모는 그곳으로 이사했는데, 아버지의 직업은 세무 공무원이었다.
뮬러는 자신의 성장기 당시 부끄러운 모습에 대하여 자서전에서 고백했다. "나는 열 살도 채 되기 전에 아버지에게 위탁된 공금을 자주 훔쳐서 숨기곤 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이따금 벌을 받았지만 반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뮬러는 후에 믿음을 갖게 되었고, 영국 브리스톨에 보육원을 세웠다. 그는 그 누구에게도 물질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오직 기도와 믿음으로 아이들의 모든 필요를 채워주기로 했다. 1836년 4월 최초의 보육원이 문을 열었고, 30명의 소녀를 받아들였다. 1870년까지 뮬러는 학교가 있는 다섯 개의 큰 보육원에서 2천여 명을 돌봤다. 그는 오직 기도로 그 운영 비용을 마련했다.
뮬러는 성경을 200번 통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 100번은 무릎을 꿇고 보았다고 한다. 그는 말년에 고아원 운영을 제임스 라이트에게 맡기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과 북미, 호주, 아시아 각국을 여행하면서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증거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1898년 3월 10일 이른 아침, 조지 뮬러는 평온히 잠든 채 발견됐다. 전날까지 일상 업무에 분주했고 평상시와 같이 기도회에 참석했던 그는, 처음 하나님을 만났던 그 순간처럼 짧은 시간에 아무런 고통도 없이 조용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까지 끊임없이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조지 뮬러의 일기에는 보육원의 형편이 잘 나타나 있다. "주일 오후 우리는 고아들에게 필요한 것을 구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우리의 마음은 평화롭고 우리의 희망은 하나님께 있다.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1실링밖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다(1838년 9월 16일)."
"오늘 하루를 새로 시작할 때는 모든 것이 절망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물질적 필요를 채워주셨다. 또 한 주가 지나갔고 우리는 빚지지 않고 97명의 보육원 식구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줄 수 있었다(1838년 9월 17일)."
어려움이 계속돼도 뮬러는 오직 기도에 의지하며 극복해 나갔다. 다른 날의 일기에는 "시련이 계속된다. 매일매일 우리의 믿음에 대한 시련이 계속되나, 나는 우리가 끝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도와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쓰여 있다.
뮬러는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다는 믿음으로 끈질기게 기도해서, 평생 수많은 응답을 받았다. 1857년 12월 그믐날, 보육원의 증기 가마가 터져서 아이들이 추위에 떨고 있었다. 새 것을 사려면 몇 주일이 걸리고, 수선을 한다 해도 5-6일이 걸려야 했다. 뮬러는 북쪽의 찬바람 대신에 남쪽의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도록 기도했다. 금요일 오후에 시작하여 일요일까지 계속 기도했으나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기도한 결과, 화요일 밤부터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따뜻한 남풍이 불어왔다.
그는 이처럼 특별한 기도 응답을 5만 번 이상이나 받았다. 하루 평균 두 번 정도 기도 응답을 받은 셈이다. 뮬러는 믿음의 기도로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과시할 수 있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아침, 고아원에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뮬러는 400명의 고아와 함께 빈 식탁에 둘러앉아 손을 맞잡고 식사기도를 드렸다. 그의 기도가 끝났을 때, 한 대의 마차가 고아원 앞에 도착했다. 그 마차에는 아침에 막 구운 빵과 신선한 우유가 가득했다. 인근 공장에서 종업원들 야유회에 쓰기 위해 주문했지만, 폭우로 취소되자 고아들에게 보내온 것이었다.
뮬러는 이처럼 고아원을 운영한 60여 년 동안 순간순간 주님의 기적적인 공급을 체험했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구하는 자에게 가장 선한 것으로 주신다는 사실을 의심 없이 믿었고 그 믿음은 늘 사실로 증명됐다.
뮬러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은혜로 살며, 전체적인 삶의 중심을 하나님께 두고 기도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탁하여 하나님의 약속에 기초하는 성경적인 기도와 기도생활을 추구하는, 진정한 기도의 사람이었다. 그의 기도의 원리는 단순히 자신의 영성이나 성령의 감화에 쉽게 빠지는 무분별한 기도가 아니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과 하나님의 응답하심에 순종하려는 올바른 기도를 추구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고아들을 먹여 살리는 데 정부의 힘을 빌리거나 특정 부자에게 손을 내민 적이 없었다. 그저 순수하고 온전하게 하나님 아버지 한 분만을 신뢰하고 기도하여, 그 응답을 통해서만 사역을 계속하였을 뿐이다.
경이로운 것은 그런 그의 기도가 항상 응답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위기가 있었으나, 기도하는 조지 뮬러에게는 필요가 충족되지 않는 날이 없었다. 지금도 남아 있는 그의 일기문은, 그의 담담하면서도 철저한 믿음을 보여준다.
뮬러의 일기는 평범한 사람이 하나님을 신뢰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그가 평생 의지한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는 말씀이었다.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