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출신의 미래학자인 최윤식 박사는 지난 2013년 5월 「2020 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생명의말씀사)」를 통해 10-20년 후 한국 사회와 경제의 변화에 따른 교회의 영향과 함께 '(이대로 변하지 않는다면 찾아올) 한국교회 대위기론'을 제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교회와 기관들이 앞다퉈 최 박사를 초빙해 강연을 들었다.

동생인 최현식 박사(예수나무교회)와 공저한 「2020 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2」에서는 그가 제시한 위기론에 쏟아진 '대안 또는 해법'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적 '응급 처방'은 물론, 위기를 치유할 장기적이고 성경적인 '근본 해법'을 통해 '그래도 교회가 희망'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주신 마지막 골든타임 10년을 놓치지 마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 경제의 위기에 따라 2-3년 후부터 시작될 교인들의 개인적 경제 위기로 자중지란이 일어날 수 있고, 인구학적으로는 15년 후(2028년 전후) 근본적인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2-3년 후 한국 경제의 상황에 따라 교회도 정체나 심각한 재정 위기, 파산 또는 분열 가능성 등의 우려와 이에 대한 5가지 응급 처방에 나선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 저자들은 "위기를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각 교회와 목회자들이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면 이 위기는 또다른 부흥과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면서 응급 처방 5가지와 '성경이 말하는 3대 근본 해법', 그리고 저출산·고령화 사회와 100세 시대 떠오르는 '신중년'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짊어져야 할 시대적 소명 7가지를 제시한다.

외부적 위기는 저출산·고령화·경제 등 '상황 변화'
내부적 위기는 복음 타협과 도덕 등 '교회다움 상실'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책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최윤식 박사는 "우리가 이런 위기에 빠지지 않으려면 하나님께서 어떠한 모습을 원하시는지, 그리고 20-30년 후 변화되는 시대를 맞아 어떠한 소명을 감당해야 할지 등을 시대별로 정리했다"며 "작은 지혜를 담았지만, 이것으로 위기가 다 극복된다거나 무조건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아니라,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힌트 또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윤식 박사는 책에서 한국교회 위기의 진원을 외부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와 경제 위기 등 '상황의 변화', 내부적으로는 '교회다움의 상실'로 진단하고 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난 재정적 위기가 책의 전면에 있을 뿐, 한국교회의 위기는 타협하는 복음과 도덕성 상실, 리더십 문제 등 내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고 예전보다 빠르게 세속화된 모습을 띠고 있다"며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위기의 정점에 '재정 문제'가 있고, 그것이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포럼에서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뜻에서 벗어났을 때 기근과 염병, 칼로 치신다고 하셨는데,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지금 경종을 울리신다면 과연 무엇으로 하시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며 "하나님께서 지금 칼이나 염병, 기근으로 치시진 않을 것 같고, 현대 자본주의 시대이므로 그만큼 무서운 것이 돈 아닌가 하는 소견을 밝힌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의 문제는 현재 한두 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고쳐서 해결될 수 없고, 총체적 문제이므로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며 "그래서 근본 해법은 말씀과 함께 믿음의 회복에 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는 근본 해법은 내적으로 교회다움을 회복해 교회와 교인을 회복시키고, 외적으로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붙잡고 세상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위기', 그 자체에 대한 성찰

기자간담회에서는 수적 감소나 교회 재정 악화 등이 과연 '교회의 위기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뒤따랐다. 최윤식 박사는 이에 대해 "목회자 집안 출신으로 저도 목회자이기 때문에, 영적인 부분부터 시작해 구속사적 관점과 경영적 측면, 교회 재정까지 전체적인 부분을 고려한 것"이라며 "기존에 교회 위기를 이야기할 때는 교회 내 기존 요소들로 접근했지만, 저희는 교회가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 아니라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 박사는 "단순히 재정의 회복이나 교인 수의 증가를 '해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위기 극복의) 열매일 뿐이고, 교회다워지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은 그래도 교회가 이 시대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이라며 "지금의 위기는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하시는 경고이자 말씀이고, 이 시대를 잘 이끌어가기 위한 도구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요셉 시절 애굽에서 7년의 흉년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구속사적 측면에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약속을 이루는 계기가 되질 않았느냐"며 "지금의 위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망한다는 게 결코 아니고, 이 위기를 경고로 잘 들으면 다시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망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위기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에는 "물론 그렇지만, '돌이키지 않으면 망한다'는 예언은 결국 돌이키라는 말씀 아닌가"라고 했다.

최 박사는 "구체적이고 강하게 위기를 말하는 이유는, 한국교회가 전반적으로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갱신하는 데는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이제까지의 연구를 통해, 지금 돌이키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는 시작에 불과하고 위기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법은 결국 성경이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자는 내용을 지혜와 균형감을 갖춰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미래학자가 말하는 교회의 '성장'과 '성공'

'위기'의 대척점에 흔히 말하는 '성공', '성장'이 있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심'은 하나님의 사역인데, 언젠가부터 인력(人力)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이것이 어그러졌다"며 "그것은 하나님의 영역이니 인위적으로 할 것이 아니고, 우리는 맡겨진 영혼이 1명이든 100명이든 충실히 감당하면 하나님께서 그 뜻을 이루신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최윤식 박사는 "초대교회든 지금 한국교회든, 본질을 추구한다면 하나님께서 믿는 자의 수를 더하실 것"이라며 "교회가 교회답고, 성도들이 교회에서 성도답게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가가 중요한데, 성장과 이것 둘이 함께 가기는 힘들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성도를 모으고 더 큰 교회를 지을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가졌다면, 이제 잠시 내려놓고 한 사람을 끝까지 양육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교회 성장'이라는 신화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교회 건축'에 대해서도 "건물은 분명 하나님의 도구이고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과시적이고 분에 넘치게 건축하는 게 문제"라며 "또 하나는 찾아올 수 있는 소나기(경제 위기)를 피하는 측면에서 건축을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저도 24년 목회했지만, 목회자들이 '성장'을 내려놓고 패러다임을 전환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며 "잘잘못을 떠나 '성장'이 가능하고 힘들지 않은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내려놓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고,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법"이라며 "우리가 양적 성장을 얻었지만 영성을 잃었는데, 한국교회가 장차 재정을 잃을 수 있지만 목회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를 놀라운 기회로 삼아 첫사랑을 회복할 수도 있다"고 했다.

최윤식 박사는 "우리가 지금 전환기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이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단,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도자들과 전문가들, 언론들에서 자꾸 이야기해 주고 격려하고 도전해 이끌어줘야 하고, 저희 책도 그러한 측면에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은퇴했지만 팔팔, 5060 '신중년' 훈련·도전 필요

공저한 최현식 박사는 주일학교 문제와 함께, 은퇴했지만 여전히 '팔팔한' 100세 시대 50-60대 '신중년' 문제에 대해 파고들었다. 100세 시대에는 50세가 '생의 절반'일 뿐인데 은퇴를 해야 하고, 이들은 다시 취직해 80-90대까지 생의 전반기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상황은 사상 처음 찾아오는 것으로 '학습효과'가 없어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한다.

최현식 박사는 "한국교회에서 이 연령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 같았지만, 사실 아직 실현된 적이 없었기에 모호한 영역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베이비붐 1세대의 은퇴가 불과 몇 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모호한 경계에서가 아니라 곧 닥칠 현실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를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사역의 영역들을 힘껏 발휘할 수 없게 된다"며 "과거보다 6-10년은 신체적으로도 더 젊어진 이들을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임받도록 훈련시킬 것인가에 각 교회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했다.

최윤식 박사도 "지금까지 교회 안에서 50-60대는 사역을 차츰 그만둬야 하는 시기였지만, 이제 선교 사역과 주일학교 등을 회복하는 동력이 되는 세대가 될 수 있어 사역의 나이 제한 등을 바꿔줘야 한다"며 "실제로 50대 이전에는 전도나 선교 사역에 나서고 싶어도 가정과 사회와 국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에 매진하느라 힘을 소진하고 교회 사역에는 5-10% 정도밖에 쏟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의 50-60대는 직업도 파트타임이 많은 데다 재정적인 여유도 있어 새로운 사역에 집중할 환경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식 박사는 "신중년 사역은 이처럼 잠재력이 있지만 환경이 만들어진다 해서 자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고, 교회에서 그들에게 비전과 목적, 방식들을 규정해 주고 거기에 맞게 훈련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 직장에서 50세 이후 은퇴한 후 새로운 직장을 얻게 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모두 급격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이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지 않을 경우 그 스트레스와 고민들이 교회 내에서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 그는 "목회자들이 그러한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고 양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