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존 파이퍼 | 두란노 | 168쪽 | 8,500원
"나는 칼빈주의자로서 그 체계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성경을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사상 체계보다도 성경에 궁극적인 권위를 둔다. 그런데 세월이 갈수록 오랜 씨름을 거치며 나에게 점점 깊어지는 확신이 있다. 칼빈주의 5대 강령에 대한 가르침은 성경적이며, 진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더 깊이 경험하게 해 주는 소중한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복음주의 지도자인 존 파이퍼 목사가, '튤립 교리'로 잘 알려진 칼빈주의 5대 강령(the five points of Calvinisim)을 풀어쓰게 된 이유이다. 5대 강령은 '전적 타락(Total Depravity)', '무조건적 선택(Unconditional Election)', '제한 속죄(Limited Atonement)', '불가항력적 은혜(Irresistible Grace)', '성도의 견인(Perseverance of the Saints·저자는 2와 4를 바꾼 순서로 사용)'을 말한다.
저자는 "나는 존 칼빈을 무조건 신봉하는 사람이 아니고 내가 보기에 그의 가르침에도 틀린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나는 이 5대 강령에 동의하고 기꺼이 '칼빈주의자'로 불리고 싶다"며 "내가 보기에 이 칼빈주의 입장이 성경에 충실해서다. 우리의 궁극적 권위는 성경에 있다"고 말한다.
파이퍼 목사는 5대 강령의 역사적 뿌리와 그 의미를 간략해 살피고, 5가지에 대해 성경을 통해 하나 하나 상론한다. 전적 타락은 '나는 나를 구원할 수 없다', 불가항력적 은혜는 '주권적 은혜의 빛을 비추셔서 회심할 수 있게 하신다', 제한 속죄는 '예수님은 자기 양의 구원을 위한 모든 것을 자신의 피로 완벽하게 사셨다', 무조건적 선택은 '날 사랑하셔서 값없이 은혜를 베푸셨다. 내가 한 일로 선택받은 게 아니다', 성도의 견인은 '하나님의 은혜가 나로 끝까지 믿음을 지키게 하신다'라고 간단히 설명한다.
5대 강령을 설명하는 여러 책들과 확연히 다른 부분은 바로 2부 '삶으로 증언하는 칼빈주의 5대 강령'이다. 존 파이퍼 목사 자신이 5대 강령에 깊은 영향을 받은 개인 간증들을 열 가지로 정리해 전해준다.
그 중 하나인 '신성한 것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막아주다'를 보면, "우리 문화의 재앙은 겉모습과 잔재주를 떠받드는 천박함이고, 우리는 피상적이고 하찮은 것들에 중독돼 있는데 그 중독을 지속시키는 주 원인의 하나가 텔레비전"이라며 "하나님이라는 개념까지도 천박함 속에 휩쓸려 들고 말았고, 우리는 이에 신성한 것들을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은혜의 교리는 하나님의 엄위하심을 부각시켜 준다"며 "내가 한 척의 배라면 그것은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바닥짐이다. 그것은 나에게 큰 기쁨을 주고, 내 마음을 천박함이라는 전염병에서 지켜준다"고 간증한다.
이후 히포의 어거스틴과 조나단 에드워즈, 조지 휫필드 등 5대 강령에 대한 여러 고백과 증언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제는 당신 차례"라며 제임스 패커의 당부와 찰스 스펄전의 기도문을 남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