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지역 내 에볼라 감염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유럽에서 이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 발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스페인 가톨릭교회의 마구엘 파하레스(Miguel Pajares·75) 신부가 마드리드병원에서 12일(이하 현지시각) 사망했다고 스페인 보건당국은 전했다.
파하레스 신부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있는 성요셉 병원에서 에볼라 환자 치료를 돕다가 감염됐으며, 지난 7일 스페인의 마드리드로 송환돼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라이베리아에서 50년이 넘게 선교활동을 해 왔다.
스페인 당국에 따르면, 시험 단계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지맵'(ZMapp)을 지난 9일 파하레스 신부를 치료하기 위해 투여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유럽인이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지난 9일까지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은 기니 37명, 라이베리아 323명, 시에라리온 315명, 나이지리아 2명 등 총 1,013명이다.
WHO는 이날 관련 회의를 열고 '지맵' 허가 방침을 밝혔다. 검증이 덜 된 의약품을 사용하는 데 대한 의료 윤리 문제가 제기됐으나, 에볼라 관련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지맵의 개발사인 맵 바이오제약은 "물량이 이미 소진됐다"고 밝혔다.
이 치료제는 에볼라 환자인 미국 선교사 2명과 스페인 신부에게 투여됐고, 라이베리아와 나이지리아에도 조만간 일부가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