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근 목사는 “빌립보장로교회는 교회는 크기 않아도 하나님 앞에서 알차게 커가는 교회이며, 성도들을 사랑하고 성도들도 목회자를 신뢰하고 존경하는 행복한 교회”라고 소개했다.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최인근 목사

시애틀 목사회(회장 김칠곤 목사)는 시애틀 이민 목회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이민목회탐방"을 위한 두 번째 방문지로 시애틀 빌립보교회 최인근 목사를 찾았다.

최인근 목사는 고신대학과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했으며 1984년에 시애틀 빌립보교회를 개척해 30년 동안 이민교회에서 개혁주의와 복음주의 신앙으로 세워가고 있다.

최인근 목사는 지난 목회를 회고하면서 "철학과 원칙, 신념"을 반복해 강조했고, "목회자는 사람을 의식하기 보다는, 하나님 앞에 기름 부음 받은 하나님의 종으로 살아야 한다"며 자신의 목회를 소회했다.

그는 "세상의 시각으로 목회를 하면서 감사와 행복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하나님 앞에 목회자로 부름 받은 것은 어떤 것 보다도 귀한 감사 조건"이라며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목회하라"고 당부했다.

이하는 일문 일답

-목회자에게 있어 만족스러운 목회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목회자에게 있어 사람이 얼마나 모이는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목회 초년 시절에는 예배 중에 문 소리만 들려도 혹시 새로운 사람이 오지 않았나 해서 나도 모르게 시선이 그리로 쏠렸다.

그러나 목회를 하면 할 수록 깨닫는 것은 '실질적으로 목회하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아도 끝까지 붙들고 목회하는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은 사람에게서 돈과 힘이 나오니까 그것을 바라보지만, 교회와 목회자마저 세상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하나님으로 오는 소망을 발견할 수 없다.

목회자는 자신의 철학과 원칙, 신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목회가 보람이 있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리저리 시류에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앞에 바로 선 목회자만이 기쁨과 보람을 누릴 수 있다.

내 목회가 대체 무엇을 이뤄야 만족할 수 있을까? 많은 목회자들이 교인수가 많고 웅장한 성전을 갖고 싶어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유혹에 빠져있다. 교회 성장이란 것은 사람이 논할 일이 아니다. 철저히 사람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그 사람의 인생을 판단할 수 없다. 목회자로서 무엇이 성공이며, 무엇이 자랑인가? 목사가 되었으면 하나님 앞에서 목사 같이 살면 된다. 그것이 목회자로서 의미 있는 인생이며 만족할 만한 인생이다."

-지역 교회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

"첫 번째 답변에 이어서 한다면 요즘 후배들을 보면 끊임없이 큰 것만을 원하는 듯 하다.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다. 목회자가 사람 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목회에서 만족이란 찾을 수 없다. 이런 목회는 100명이나 500명이나, 1천명 이건 1만 명이건 만족을 찾을 수 없다.

목사가 성도수로 자기 위치를 논한다면 그 사람은 근본이 틀린 것이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큰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항상 큰 교회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인 사람은 근본적으로 바르지 못한 것이다.

목회자가 교인 머릿수만 헤아리지 않아도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다. 성도 수는 내 목회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인들 있다고 어깨에 힘주고 교만하면 안 된다. 그런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사람이다. 반대로 교인이 별로 없다고 주눅들 필요도 없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30년 목회하면서 어떤 큰 교회도 부러워 한 적이 없다. 한국의 유명한 목사님들을 만나게 되면 느끼는 것이 얼마나 겸손한지 모른다. 평범하시고 섬김이 몸에 베어있다. 목회자는 평생 목회를 하는 것이다. 늘 겸손하고 교만하면 안 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 교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 교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모두 한 교회이고, 한 성도다. 이것을 잊지 않으면 하나님 앞에서 지혜로운 목회, 올바른 목회할 수 있을 것이다."

2012 시애틀 지역 세계 기도일예배에서 설교하는 최인근 목사ⓒ김브라이언 기자

-30년 동안 어떤 철학과 방침으로 목회했는가?

"목사 안수를 받으면서 다짐한 결심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목사로 기름 부음을 받으면서 다짐했던 것이 나에게 맡겨주신 양 무리를 숫자로 헤아리지 않을 것과 하나님의 교회를 지키고,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지킬 것을 다짐했다.

하나님 앞에서 세상과 타협하고 목회자로서 도리를 저버리는 것은 인본주의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진리, 성경대로 목회하는 바른 철학을 가지면 목회가 행복하다. 교인들이 나를 나 보다 더 잘 안다.

우리 목사님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교인들이 더 잘 안다. 왜냐하면 목회자의 삶이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바르게 목회하면 그것이 행복한 목회다. 목회자는 일생을 말씀에 던져서 사는 사람이다. 양들이 목숨을 다해 자신을 섬기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나? 성경 말씀에 깊이 들어가 교인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목회자의 행복이며 철학이 되어야 한다.

30년 동안 목회했는데 가족들과는 30년을 살지 못했지만 교인들과는 30년을 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족들보다 교인들이 더 귀하다. 내가 그들을 귀하게 여기는데 그들이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겠는가? 그것이 행복한 목회가 아닌가?

그리고 목사 같은 목사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교회 되고, 성도가 성도 되면 된다. 교회는 평안하다. 그리고 사회와 가정이 평안하다. 이것이 바른 원칙이다.

그런데 목사가 돼서 세상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명예와 인기를 누리려고 한다면 더 이상 목사가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목사가 됐으면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목사 직분에 만족하는 것이다. 허황된 꿈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목사가 목사 되는 것이고, 교회가 교회 되는 것이다."

- 목회 하면서 어려운 일을 당할 때는 어떻게 했나?

"이민 목회하면서 어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왜 어려움이 없었겠나. 시애틀을 떠나 한국에서 이민 목회의 어려움 당하지 않고 목회할 수도 있었다. 그 속 사정을 누가 알겠는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이 아시고 내가 알면 되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그것은 사람의 소리다.

하나님께서 진실을 아시고, 성경으로 말씀하시기에 말씀을 신뢰하면서 하나님께 의지했다. 이민 목회를 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교회는 돈이 있으면 돈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다른 교회에서 오는 직분자를 쉽게 리더십으로 세우면 문제가 생긴다. 성경에 비춰 직분에 합당한 자를 세워야 하고, 교회의 물질을 성경대로 사용한다면 많은 부분 어려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 지켜온 것이 있다면 하나님과의 약속과 교인들에게 한 약속이다. 약속을 소중히 여겼다. 목사로서 강대상에서 한 말을 어기면 안 된다. 헌금이 하나님께 바친 물질이듯이 목사의 설교도 하나님께 드린 약속이 된다."

- 순탄한 목회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교회는 목회자의 리더십에 따라 많은 부분 결정된다. 목회자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목회자의 권위기 무너지면 교회는 갈 방향을 잃고 만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절대적인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목회자가 성경적으로 하나님 앞에 바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목회는 관계다. 자신의 주장만을 펼치는 목회 리더십은 교인들과 불화를 일으킨다. 불화는 성경적 진리의 시비를 가리면서 일어나지 않는다. 사소한 문제로 갈등하고 불화가 시작된다.

목회 리더십이란 교회의 모든 것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적인 진리를 위협하지 않는 사항은 포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겸손할 수도 있어야 한다.

리더십이란 결국 관계다.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목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고, 성도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역시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 은혜를 경험하고 성도들과 관계를 맺는다면 훌륭한 리더십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 20년 전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목회 리더십에 이어서 이야기하자면 만약 2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더욱 원활한 관계를 맺을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목회는 관계다. 혈기가 왕성할 때는 자기 주장이 많다. 사람들과 충돌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는 절대로 충돌하지 않는다.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일 것이다. 진리가 아닌 것에 목숨을 걸로 싸울 이유는 없다.

목회를 하면서 강한자의 의견을 청종해주고, 의지가 약한자들에게는 확신을 주는 것이 목회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데,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인간관계를 좀 더 부드럽게 하고 싶다.

대개 목회자들이 젊은 날에는 관계를 잘 하지 못한다. 교인과도 결국 관계다. 말씀을 전하기 때문에 성도와 교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대개는 관계가 먼저 되고, 말씀을 듣게 된다.

지혜로운 목회는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목회다. 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목회에서는 10명의 돕는 사람을 만드는 것 보다 1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만 잘해도 소신대로 목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