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
(Photo : 기독일보)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나 같은 사람이 살아서 뭐하나. 내가 이렇게 약한 사람이었나. 햇빛이 싫었다. 햇빛이 들어오면 새로운 하루가 왔다는 증건데 새로운 하루가 와도 아무 변화가 없다는 게 싫어서 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커튼을 쳐 놓았다. 그렇게 낮인지 밤인지 구분 안되는 날, 어떤 위로의 말도 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던 때, 엄청난 위로가 멜로디를 타고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방구석에 처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를 위해 두 눈이 짓이겨 질 정도로 울며 기도하던 것 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엄마가 기도하다 지쳐 흥얼거리던 가스펠의 멜로디를 타고 백마디 말이, 천마디 말이 할 수 없던 엄청난 위로가 내 안에 흡수됐다. 어떤 세상적 능력으로도 도무지 뚫을 수 없던 닫힌 마음이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

지난 9일(주일) 오후 4시 갈보리믿음교회(강진웅 목사)에는 천 여명의 청중이 숨을 죽인 가운데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비발디 사계 여름악장의 현란한 연주가 본당을 가득 채웠다. 미주 기아대책기구와 갈보리 크리스천스쿨 지원을 위한 힐링콘서트 자리에 선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입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우울증 잡는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수식어와 어울리지 않는 짙은 어둠의 고백이 흘러나왔다.

독일 마인츠에서 태어나 14세에 독일 카를스루 국립음대에 입학, 독일 청소년 음악 콩쿠르에서 2002년 2003년 2회 연속 1등으로 수상한 박지혜는 2003년 독일 정부 예술부 장학기관으로부터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세계 3대 바이올린으로 꼽히는 1735년산 “페투루스 과르니에리”를 지원받았다. 독일 총연방 오디션에서 1등을 해야 1년 간 이 바이올린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나 현재는 한 복지가의 도움으로 자신이 싫다고 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박지혜는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기 까지 치열하게 노력했던 때를 회상했다.

“제가 바이올린을 하고, 독일에서 자랐다고 해서 제가 부유한 가정에서 어려움 없이 지내왔을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제가 바이올린을 할 수 있던 것은 가정환경이 부유해서가 아니라 엄마 혼자서 저를 키우셨는데 엄마가 바이올리니스트셨기 때문에, 제가 받을 수 있던 유일한 사교육이 바이올린이었다. 독일 정부가 주최하는 오디션에서 1등을 하면 독일의 국보급 바이올린을 1년 간 무상으로 대여받을 수 있다. 이 바이올린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 정말 치열하고 처절하게 연습했다.”

이후 ‘라인란드팔츠주 음악을 이끌어갈 주역’에 뽑히고, R 에네스쿠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등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검증받고 신예로 떠올랐으나, 그 정점에 섰을 때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뚫을 수 없는 캄캄한 어둠이 찾아왔다고 고백했다.

“제가 연주하는 Amazing Grace는 감사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내 힘으로 되지 않은, 해석되기 어려운 게 많다. 어렸을 때부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길 간절히 바랬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서 영향을 끼치고 싶었다.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허락해주셨다. 그랬던 제가 너무나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악기 연주도 놓을 정도로 고꾸라졌던 적이 있었다. 심리치료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봤지만 하루 하루 어둠 속에서 이렇게 살 바엔 안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런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눈이 짓이겨 질 정도로 울며 기도하던 엄마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멜로디를 타고 전해진 위로에 대해 이야기한 후, 자신이 힘을 입었던 음악이 깜깜한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한 줄기 빛의 위로가 되길 원한다며 ‘천부여 의지 없어서(찬송가 338장)’을 연주했다.

갈보리믿음교회
(Photo : 기독일보) 지난 9일 오후 4시 갈보리믿음교회에는 천 여명의 청중이 숨을 죽인 가운데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2부에서는 ‘섬집아기’, ‘오빠생각’, ‘달 달 무슨 달’ 등 친근하고 익숙하고 친근한 한국곡을 경쾌하고 발랄하게 연주했다. 중앙일보에서 주최하고 해피빌리지와 갈보리믿음교회에서 주관한 이번 힐링콘서트는 미주 기아대책기구(Food for the hungry, FHI)의 기금 모금과 코리아타운에 기독교 사립학교를 설립의 지원을 위해 열렸다.

강진웅 목사는 “미주지역 이민자들의 소망 중 하나는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LA의 공립학교는 규모에서나 학업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유대인들은 학교를 세워 후세를 키워내는 데 공동체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코리아타운에 기독교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비전을 전하자 모든 목사님이 동의했다. 이는 갈보리믿음교회만의 사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독교학교를 세워 자녀들이 자기의 은사와 역량을 발견하고, 그들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박성규 목사(주님세운교회)는 영상을 통해 “현대는 지도자가 방향감각을 상실한 시대”라며 동성애, 동성결혼을 공립학교 교과과정에서 “good life style”로 가르친다며 기독교학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애너하임에서 기독교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앤드류김 목사(작은자 UBM교회), UBM대안학교 배혜정 교장과 학부모를 비롯한 학생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기독교학교 설립을 위한 비전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