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경영학에서 주도성(proactivity)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스스로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다. 나를 둘러싼 여건이나 상황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의해 행동하고 선택하는 삶을 말한다. 특히 리더들은 이러한 주도성을 가지고 자신의 사역과 일을 해 나가야 한다. 주도적인 리더의 대표적인 인물은 바울이다. 바울은 숱한 난관, 위기, 갈등 가운데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복음 사역을 계속 해 나간다. 심지어는 마가 요한의 동행 문제로 자기의 가장 후원자인 바나바와 갈라서면서 그 마음의 아픔을 안고 계속해서 복음 사역에 매진한다. 바울은 주도성이 강한 영적 리더였다.
주도적인 삶과 반대적인 의미는 대응적인 삶이다. 주위 사람이 나에게 잘 대해 줄 때는 기분이 좋아 일을 열심히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자기 보호적이 되고, 자기 방어적이 된다. 충동, 기분, 분위기, 주변 여건에 따라 자주 변화되는 사람은 대응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러나 주도적인 사람은 자신의 분명한 신앙과 철학과 가치관에 의해서 어떤 상황이나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사람이다. 이러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된다.
늘 남에게 핑계를 전가하는 사람이 있다. 환경을 탓하고 부모를 탓하고 제도를 탓하고 교회와 나라를 탓한다. 그러한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되는 확율이란 거의 희박하다. 리더란 어떤 일이든지 내가 선택한 길과 행위에 내가 책임진다는 주도적인 자세로 일하는 사람이다.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어디에 있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 하는 사실에 자신의 무한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주도적인 인격의 사람은 자기의 부모나 배우자, 자녀, 정부, 자신의 동료, 보스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 주도적인 리더는 “그것은 내 일이 아닙니다” 라고 자기의 일과 공동체 전체의 일을 분리하지 않는다. 자기 일 뿐만 아니라 동료의 일, 그리고 공동체의 유익이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주도적인 리더가 된다.
구약에 나타나는 느헤미야도 그런 의미에서 그는 주도적인 리더의 모델이 된다. 느헤미야는 황폐해진 자신의 조국 예루살렘의 슬픈 소식을 듣고 가슴 아파한다. 그리고 왕에게 허가를 받아 예루살렘 성벽 재건 공사에 나선다. 그는 예루살렘의 멸망이 “나와 나의 아비의 집이 범죄하였기 때문이다” 라고 자신의 책임감을 그 비극적인 상황에 포함시킨다. 그리고 예루살렘 성벽 공사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최단 시일에 성벽 재건 공사를 최선을 다해 완료한다. 주도적인 리더십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주도적인 리더는 항상 문제를 밖으로부터 찾으려고 들지 않는다. 문제가 자신의 내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목회를 해 오면서 두 가지 종류의 교인들을 만나게 된다. 늘 교회의 문제에 불만과 원망을 가지고 비난을 던지는 측면에 서 있는 교인들이 있다. 이들은 늘 교회의 문제를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전가한다. 이러한 교인들은 해결의 대안을 말하기 보다는 당면한 문제를 지적하기에 분주하다. 교회는 이러한 대응적인 사고를 가진 교인들에 의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주도적인 교인들이 있다. 그들은 늘 교회의 문제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교회에 일어나는 문제를 자기 문제를 품고 기도한다. 자기의 책임감을 통감하며 그 원인에 자기도 포함되어 있음을 정직히 인정한다. 그리고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쓴다. 어떠한 교인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가? 심판자, 정죄자가 될 때 주도적인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다. 본보기가 되고 솔선수범하는 자가 되고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자가 되라.
아울러 주도적인 리더는 그 사용하는 대화가 생산적이고 긍정적이고 변혁적이다. 교회의 일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분은 늘 “안됩니다” 를 입에 담고 산다. “할 수 없다, 하면 문제가 생긴다, 재정이 부족하다, 우리 힘으로 되지 않는다” 등등. 다시 말해서 이러한 말들은 단적으로 말하면 “책임지기 싫습니다, 나는 책임이 없습니다” 라는 내면의 의미를 안고 있다.
그러나 “해결 방안은 있습니다” “해 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는 데 무엇을 걱정합니까?” “내가 먼저 헌신하겠습니다” 라는 적극적이며 책임 천명적인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주도적인 리더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소극적인 리더로부터는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에너지가 발생한다. 그리하여 듣는 모든 사람도 무기력해 지고 패배주의 의식이 확산된다. 주도적인 리더는 반면에 듣는 사람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주며, 비전을 주게 된다.
당신은 주도적인 리더인가? 아니며 대응적인 리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