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교회는 개척 이듬해에 ‘백합선교회’를 조직했습니다.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십자가의 사랑을 베풀기 위한 선교조직이었습니다. 월평균 헌금수입이 2,250달러여서 교회당 임대료 내기도 버거웠던 때였지만 “예수님처럼, 꼭 예수님처럼” 살아보자는 믿음 하나 가지고 버티던 시절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금식하신 것처럼 온 성도들이 자주 금식을 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기도하신 것처럼 산기도를 자주 다녔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을 생각하고 미국 적십자사에 일 년에 한 번씩 단체헌혈을 했습니다.
그리고 금식할 때 절약한 음식 값을 모아서 ‘백합선교 헌금’을 했습니다.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마6:28)고 하시면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예수님 말씀을 지키겠다는 결단이었습니다. 뜻밖에 ‘기쁜 마음으로 내는 성도들’(출25:2)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홈리스 선교기관들과 한국의 고아원들에 사랑을 베풀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건실한 고아원 하나를 추천받았습니다. 인천에 있는 향진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해를 도왔고 거기서 감사패도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았습니다만 그 향진원 원장으로 고아들의 아버지 되신 분이 바로 김수철 목사님의 장인어른이었습니다.
김수철 목사님은 그 뒤에 유니온교회 부목사로, 찬양대 지휘자로 사역했습니다. 그리고 창립 20주년 기념지교회 곧 <밸리유니온교회>를 담임 사역하셨습니다. 그 교회가 이전하면서 <거리선교교회>가 되었고 그것이 김 목사님의 로고처럼 쓰이는 <소중한 사람들> 선교회로 발전하여 미국, 한국, 그리고 아시아로 선교영토가 확장되는 열매를 맺었습니다.
제가 은퇴 후에 한국에 머물며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강의할 때였습니다. 유니온교회 출신으로 한국의 공군사관학교 교수를 지낸 오필환 목사(행정학 박사) 부부께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목사안수 기념사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김수철 목사님에게 연락하여 서울역 근처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선교회에 점심식사 제공을 주선했습니다. 200여명이 몰려와서 따뜻한 사랑을 담은 음식을 제공받았습니다. 그 때에 이 사람도 <소중한 사람들> 선교현장의 목격자가 되었습니다만 쉽지 않은 일이나 십자가를 지신 김수철 목사님이기에 너끈히 해낼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어 사람의 마음으로는 무척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어찌 다 헤아리겠습니까. 김수철 목사님은 갔으나 그의 헌신적인 사역으로써 지금도 우리들과 대화하고 있습니다. (참조. 히11:4).
“김수철 형제는 영혼 구원에 헌신하여 오던 중, 특히 굶주리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먹을 것을 넉넉히 제공함으로, 착한 행실을 통하여 세상의 빛이 되고,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크게 돌렸으므로 이 상패를 수여함.”
김수철 목사님께서 지금 하늘나라에서 받으실 상장의 내용이 이와 같다고 성경은 우리들에게 확증해 주고 있습니다. 실로, 김수철 목사님은 자신의 생활은 조금도 염려하지 않고 아름다운 헌신의 향기로 창조주께 영광을 마음껏 드리는 ‘들에 핀 한 송이의 백합꽃’이 되셨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신 백합꽃’이신 예수님처럼 살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