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가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2010·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준우승에 그친 뒤 2년 만에 복귀한 올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피겨 여왕의 귀환을 전 세계에 알렸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치러진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로 148.34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69.97점)를 합쳐 종합 218.31점을 획득했다. 2위 카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와 20점차 이상의 압도적 우승.

김연아는 이로써 개인 통산 6번째 200점대 기록함과 동시에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종전 아사다 마오 205.45) 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본인이 기록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이며 이번 기록은 역대 두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한 것은 2009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2006년 시니어 데뷔 이래 15번째 국제대회 우승이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3장이나 얻게 됐다.

이는 한국 피겨 사상 처음이다. 한국 피겨는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올림픽부터 선수를 출전시킨 이래 세부 종목에서 세 명의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킨 적이 없다.

'여왕의 대관식'에 걸맞은 완벽한 연기가 4분여간 연기였다. 김연아는 이날 기술점수(TES) 74.73점과 예술점수(PCS) 73.61점을 기록했다.

완벽한 연기였다. 김연아는 자신의 프리스케이팅곡 '레 미제라블'에 맞춰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연결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후 쇼트프로그램서 롱에지 판정을 받았던 트리플 플립도 매끄럽게 소화했다.

이어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트리플 살코 점프를 물흐르듯 이어간 김연아는 트리플 럿츠 단독 점프도 실수 없이 뛰었다. 이후 더블 악셀-더블 토룹-더블 룹 3단 연결점프와 트리플 살코-더블 토룹 연결점프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레이백 스핀에 이어 레 미제라블의 음악적 느낌을 한껏 살린 코레오 시퀀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김연아는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을 가볍게 성공한 후 체인지 풋 컴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지었다.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완벽한 클린이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6위에 그쳤던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196.47점으로 코스트너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아사다는 실수를 연발하고도 예상보다 높은 134.37점을 받았지만 '피겨 여왕'의 완벽한 연기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위는 일본의 신예 무라카미 가나코(189.73점), 5위는 미국 여자 피겨의 간판 애슐리 와그너(187.34점)가 각각 차지했다.

김연아는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우승을 해서 매우 기쁘다. 캐나다에서 다시 정상에 올라서 좋다"며 "나를 포함해 3명의 한국 선수들이 내년 소치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함께 나갈 수 있게 됐다.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