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 개혁에 대한 복음주의 기독교계의 호응이 뜨겁다. 이번 이민법 개혁안에 복음주의권이 환호하는 이유는 이것이 그동안 복음주의권이 강조해 온 가치와 상당 부분 부합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개혁안은 하나님이 주신 인권을 존중하며 가정을 지키고 합법적이어야 한다. 국경을 강화하며, 납세자들에게 공평해야 하고, 현재 비록 불법체류자일지라도 시민권을 취득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민주·공화 양당의 거물급 지도자로 구성된 8인 위원회가 제시한 이민법 개혁안의 초안은 불법체류자들에게 시민권 취득의 기회를 준다, 미국 경제를 활성화 시킬 합법적 이민을 확대한다, 불법적으로 고용된 직원을 퇴출시킨다,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을 활성화 한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내용은 복음주의권의 요청과 거의 일맥상통한다. 비록 불법체류자일지라도 성실한 납세자이면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을 경우,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해 가족이 생이별을 하거나 인권을 침해 당하지 않도록 했다. 거주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시민권 취득의 길도 열어 준다.

8인위원회에 속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 플로리다)은 개혁안 발표를 전후해 지지자 60여명과 컨퍼런스 콜을 열었다. 여기에는 전미복음주의협회(NAE), 전국히스패닉크리스천리더십컨퍼런스,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당초 이 8인위원회는 이민법 개혁에 관한 컨퍼런스콜을 열 계획이 없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개혁안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이 혹시라도 이민법 개혁의 초점을 이탈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급히 컨퍼런스콜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대로 이들의 발표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네바다 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상원 의원들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이민법 개혁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미 주류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재선시켜 준 전매특허와 같은 이민법 개혁 공약을 상원의원들에게 빼앗길 것을 우려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