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노쇠하기 마련이다. 누가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가 있으랴? 젊음을 유지하고 늙음을 지체시키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눈물겹기만 한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상대하는 행위는 금기시되고 있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들은 서양에서는 슈나미티즘(shunamitism), 동양에서는 도교 <소녀경>의 “소음동침(少陰同寢)” 논리에 의해 지난 수 세기 동안 미혼여성 중에서도 동녀를 성적으로 상대하면 회춘하게 된다고 믿었다.

슈나미티즘은 ‘슈넴의 여자’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쇠약해진 다윗 왕을 위해 신하들이 수넴 마을의 어린 여자(수나미인: Shunami)를 바친 이야기와 관련 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이스라엘의 왕 다윗은 나이 들어 70세에 이르렀다. 천하를 호령하던 그도 늙자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아니하였다.

다윗왕이 이처럼 병약해지자 가신들은, 그를 위해 시중 들며 잠자리를 함께할 아리따운 처녀 ‘아비삭’을 미인촌으로 소문난 수넴에서 찾았다. 역사가 ‘요세푸스’는 가신들의 이러한 조치는 젊은 육체의 건강과 체온을 노인에게 전달하게 하고자 하는 의학적 처방의 한 형태였다고 한다. 이런 처방은 고대 그리스의 의술에서도 널리 사용되던 방법이었다.

그러나 다윗은 아비삭과 동침을 하지 않았다. 이제 나이가 들어 젊은 처녀와도 동침할 수 없게 된 것이다(왕상 1:1-4). 그것은 곧 다윗의 생명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다윗은 아비삭을 완전히 거부하지도 않았다. 이로 인해서 다윗은 죽음을 준비해야 시기에 혼인을 했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배태하게 된다. 다윗은 자신이 물러날 때를 알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후계자를 준비했어야 했다.

그는 나중에 밧세바와 나단의 청에 의해 솔로몬을 왕으로 세웠지만, 그 전에 아도니야가 왕이 되려고 하는 사건이 터져 국론 분열을 초래하게 하였다. 솔로몬이 왕이 된 후에 아도니야는 밧세바를 찾아가 자신을 위해 아비삭을 달라고 간청했다. 다윗의 첩인 아비삭과 결혼하고자 한 이유는 아도니야가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를 통해서 다시 왕권 주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 일로 솔로몬이 아도니야의 계략을 간파하여 결국 그는 칼에 죽게 되었다.

아비삭은 자신도 불행했을 뿐만 아니라 다윗왕가의 비극의 동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중년 남성들은 아비삭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중년기의 남성은 점점 초라해지는 자신의 현실에 직면하여 누군가로부터 무조건적으로 존중받고 싶고 수용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젊고 매력적인 여성을 통하여 남성성을 확인하려고도 한다.

그래서 중년기의 남자들은 젊은 여성들이 자신들을 젊게 느끼기 해주기 때문에, 자신의 나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여성들과 외도에 빠지거나 아내와 이혼하고 재혼을 하기도 한다. 한편 젊은 여성들은 중년 남성들이 제공하는 배려와 보호를 특별한 사랑이라 여긴다. 실제에 있어서, 젊은 여성은 오직 성공한 남성들과 사랑에 빠지지 가난한 중년 남성들에게 눈멀지 않는다.

중년 남성들이 어린 여자들과 어울리는 현상은 젊음에 머무르고 싶은 갈망을 극복하지 못한 현상이다. 불로영생을 꿈꾼 진시황제처럼 사람은 세월이 흐를수록 지나간 젊음과 청춘을 그리워한다. 이 그리움은 자칫 집착으로 변하여 자신이 소유하지 못한 탱탱한 피부와 갓 피어나는 젊음을 갈구한다. 그러나 절대로 젊음은 어린 상대에게서 보상받을 수 없다. 인간이 점점 늙어감에 따라 젊음의 감각을 유지하려고 아비삭을 찾는 것은 부질없는 노력이며, 노화에 대한 건강하지 못한 대응방법이다.

남자의 그릇된 욕망은 아내와의 믿음을 깨뜨리고, 젊은 여자로 하여금 건강하지 못한 관계 속으로 빠져들도록 인도한다. “여호와께서는 너희를 아내와 한 몸이 되게 하시지 않았느냐? 이렇게 하신 목적이 무엇이냐? 이것은 여호와께서 경건한 자녀를 얻고자 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 마음을 지켜 젊어서 얻은 너희 아내를 배신하지 말아라”(말 2:15) 욕망을 따라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소하려 로리타(Lolita)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위기의 중년 남성들은 삶의 불안으로부터 신앙적인 마음을 지켜야 한다.

이선이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신대학원에서 석사((M.Div), 박사(Th.D. in Missiology)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신학원(FCTS)에서 여성리더십으로 박사(D.Min)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