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자살 예방을 위한 ‘심리적 부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부산시에서 하룻밤 사이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故 조성민 씨의 자살로 인한 ‘베르테르 효과’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는 모방자살을 이르는 말이다.

지난 7일 오후 부산 북구 한 아파트에서 지난 20년간 자살로 두 아들을 떠나보낸 한 60대 여성이 어린 손녀를 남겨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비롯, 우울증 치료를 받던 동래구 50대 여성과 사업실패를 비관하던 금정구 50대 남성이 차례로 자살했다.

이밖에 부부관계 불화로 신변을 비관한 50대 남성이 한 모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부산진구 한 원룸에서 20대 남녀 3명이 착화탄이 켜져 있는 가운데 숨진 채 발견됐다.

실제로 지난 2008년 탤런트 안재환 씨에 이어 조성민 씨 아내였던 최진실 씨의 자살 이후 한 달간 자살자가 1,700여명에 달해, 이같은 ‘베르테르 효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를 차단하려면, ‘동병상련(同病相憐)’과 ‘24시간 내 접촉’의 원리를 실천해야 한다. 특히 자살자 유가족들의 경우에는 격렬한 상실감과 슬픔이 아무런 경고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그 과정도 매우 복잡하며 굉장히 많은 감정을 겪으면서 결코 답을 찾지 못할 질문, “왜 그가 자기 생명을 포기해야 했는가?”를 공통적으로 던진다. 특히 수백 번도 넘게 “내가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내 잘못은 아닐까?”를 자문(自問)하면서 괴로워한다.

그러므로 자살자 유가족들을 포함한 자살 취약계층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고통을 최소화해 이들이 생산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자살 시도자들의 경우 심리적 상처를 치유받고 다시 자살을 시도하지 않도록 사후예방을 실시해야 한다. 이는 가능한 빨리, 비극이 있은 후 24시간 이내에 시작해야 하는데, 24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나누기 위함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마음에 동병상련해야 하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하거나 극단적인 낙관주의, 진부한 상투어는 피해야 한다. 자살자나 그로 인한 초조와 분노, 공포, 수치심과 죄책감 등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도 표출돼야 하지만, 자살 직후는 적당한 타이밍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