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는 연말이 되면 으레 고민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 해 동안 교회의 사역 목표와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하나님이 이 땅 위에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의 사명과 기대하시는 일들을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차에 하나님은 아브람과 조카 롯의 이별을 통해 아브람을 축복하시는 장면을 떠오르게 하셨습니다.(창13)

이미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가족과 일가친척을 뒤로하고 고향을 떠나온 아브람이었습니다. 긴 여행 중에 하란에서 믿었던 아버지마저 잃는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마지막 남은 조카마저 떠나 보내야 하는 상황이 닥친 것입니다. 아브람에게는 자식도 없었습니다. 혈육이라고는 롯이 전부였습니다. 그러기에 조카가 아니라 아들과 같은 존재로 여기고 의지하며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 살만하고 따르는 무리가 많아지니 더는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것입니다.

얼마나 조카를 사랑했으면, 연장자고 삼촌이며, 그간 돌봐 주고 키워준 기득권을 이용해서 먼저 지리적으로 좋은 땅과 환경을 선택하고 조카에게 나머지를 챙기라고 할 법도 한데 ‘조카가 먼저 눈에 좋은 대로 선택하라’고 선택권을 양보합니다. 조카는 참 뻔뻔하게 눈에 보이는 좋은 것을 취합니다. 그러니 실상은 인간적으로 좋은 땅은 조카가 차지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상황을 모르시는지 롯이 이미 좋아 보이는 땅으로 떠난 후에 아브람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그리고 일어나 행하여 보라 내가 그것을 너에게 주리라’고 하십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답답하지 않습니까? 이미 물이 풍성하고 좋은 땅은 조카에게 주고 없는데 말입니다.

가족도 잃고, 보이는 것, 남은 것은 그저 그런 이등품만 남아있는데 그걸 놓고 주시겠다고 하시니 말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아브람이 밟고 있는 땅이 ‘가나안’이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누릴 ‘젖과 꿀이 흐르는 기름진 땅’이 바로 그곳이 되는 것입니다. 아브람은 말씀에 순종하여 자리를 들고 일어나 부지런이 이동합니다. 어떤 땅을 택하느냐 보다 중요한 것이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는 눈이 더 소중함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주신 약속을 가슴에 품으려고 합니다. 이것을 사랑하는 성도들과 함께 나눌 것입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내가 바라보고 행하면 주시겠다’ 하신 약속을 믿고 일어나 행하면 그곳이 ‘약속의 땅’이 되게 하심을 경험하는 2013년이 되도록 말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사시길 바랍니다.

시계를 잘 만드는 장인(匠人)이 있었습니다. 그가 나이 많아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남기는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유일한 시계를 말입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시계가 참으로 이상한 것입니다. 초침은 금이요, 분침은 은으로, 시침은 동으로 만든 것입니다. 선물을 받은 아들이 이상한 생각에 물었습니다. ‘아버지, 잘 못 만드신 것은 아닌지요? 시침이 금이고, 초침이 동이여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아 내가 너에게 깨닫길 원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지금 1초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싶었던 거란다’라고 말입니다.

종종 우리는 기도하고, 고민하며 정한 사역과 비전들을 목표로만 정하고 이루지 못하고 지나갈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지금, 바라보고, 행하여 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지금 내가 믿는 만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복도 지금 내가 행한 만큼 받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살아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Kisung
Jan 5,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