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구루라 불리는 게리 해멀은 향후 밀어닥칠 ‘비즈니스 세계의 변화’를 논하면서, 조직 그리고 개개인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서 비장하게 강조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은 ‘생존’이냐 ‘도태’냐를 결정 짓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단축시켜 놓았다. 우리는 ‘적당히 잘하는’ 것으로 생존을 보장받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경쟁’은 스포츠나 순위다툼이나 시장점유율을 놓고 일대 격전을 벌여야 하는 특정 분야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 활동의 모든 요소가 본질적으로 ‘경쟁’에 바탕을 두기때문에, 모든 기업 구성원은 경쟁의 전략가일 수 밖에 없다. 어떤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것인지’, ‘친목단체에서 일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모든 제품, 모든 기획, 모든 회계, 모든 디자인, 모든 설계, 모든 경영에는 경쟁자가 있게 마련이다. ‘이길 수 없으면’, 진다. 결과는 두 가지중 하나다. 일대 일로 고객을 상대하는 작은 매장에서부터 수 조원의 어마어마한 액수를 컨트롤 하는 국가 경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이기는 체질’을 확보해야 한다. 변화무쌍한 현장에서, ‘적’과의 계속되는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고, 그 싸움에 가장 적합한 무기를 선점할 수단을 찾아야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란 늘 우세한 무기나 화력을 가진 쪽이 이기지는 않는다. 불리한 조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는 것이 ‘인생’의 묘미요 ‘기업 전쟁’의 묘미다. 어제 이겼다고 오늘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오늘은 졌지만 내일은 이길 수 있는 것이 전쟁의 드라마틱한 즐거움이다.

알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마케팅 전쟁’에서 “오늘날 마케팅의 본질적인 특징은 소비자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의 허점을 찌르고 측면을 공격하여 싸워 이기는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승패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싸우는 것보다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현실에 잘 대응하고 있고,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막상 그들이 사용하는 전략을 보면 경쟁업체들과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앞서거니 두서거니 하는 ‘아류 전략’인 경우가 많다. 시장 점유율이 33%에서 35%가 되었다고 ‘성공했다’고 만족할 일이 아니다. 수치는 31%로 떨어질 수도 37%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런 미세한 수치의 변화는 ‘내가 주도한 전략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저 요동치는 시장의 자연스런 파도일뿐이다.

확실한 승리, 그것도 나의 주도적 전략으로 가능하게 한 승리가 필요하다. 누군가가 아주 획기적인 전략을 내놓지 않는 한, 꽤 장기적으로 유지될 승리 전략이 필요하다. 다른 조무래기들과는 다른 차원의 전략 말이다. 모든 사람이 고심하는 ‘이기는 방법’을 어떻게 찾는가? 세계적인 석학이자 하버드 대학교 석좌교수인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는 “당신이 진짜로 망하고 싶다면 첫째, 잘하는사람을 무조건 따라 하라. 둘째, 실패하면 무조건 벌을 줘라. 셋째, 잘한다는 사람의 말을 무조건 맹신하라.” 승리는 ‘남들과 다른 나만의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로 중요한 전제는 스스로 실행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제아무리 만리장성을 백만 번 쌓았다가 허문다해도, 그것은 상상 속의 산물일 뿐이다. 창의는 실천에 있다.

힐튼호텔의 창업자 콘래드 힐튼(Conrad Hilton)은 호텔 건설현장을 기자들과 함께 방문했다. 앞으로 개장하게 될 새 호텔의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던 그에게, 불현듯 기자 한 명이 질문을 던졌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힐튼 사장님. 도대체 지금까지 이렇게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성공의 비결을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힐튼 사장은 현장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잘린 철근 하나를 주워 들었다. “이 철근 값이 5달러 정도 될 겁니다. 이걸 불에 달군 다음 망치로 두드려 말발굽을 만들면 10달러 50센트를 벌 수 있습니다. 더 세밀하게 가공해서 좋은 바늘로 만들면 3,250달러를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명품시계의 밸런스 스프링(Balance Spring)을 만들면 250만 달러를 벌 수 있습니다.“ 그는 철근을 내려놓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제 고향 그리스에서 처음 취직하려 찾아갔던 곳은 ‘건물 경비원’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지요. 제가 만약 글을 읽을 줄 알았다면 아직도 경비원 노릇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어진 환경은 성공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오직 행동만이 성공을 부를 뿐입니다.“

직장세계에서 오래 전부터 농담 삼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회사에나 네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똑부 족’, ‘똑게 족’, 멍부 족’, ‘멍게 족’이 그것이다. ‘똑부 족’은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덕택에 일이 쉽게 풀리고 성과도 크다.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설정하고 설정하고 처음부터 누수가 없는지 확실하게 챙기니, 무슨 일을 하든 손실이 없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칭찬을 받게 마련이다. ‘똑게 족’은 ‘똑똑하지만 게으른’ 사람이다. 머릿속으로는 뭐든 다 해낼 것 같은데 뒷심이 부족해서 일을 제대로 마무리 못한다. ‘멍게 족’은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이다. 정해진 규칙적인 업무만 하려 하고, 새로운 것은 시도하지 않는 부류다. 변화의 속도가 아주 느리고 자기계발에 대한 열의도 거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마지막 최악의 부류, ‘멍부 족’들이다. ‘멍청한데 부지런한’ 사람 말이다. 멍청하면 차라리 게으른 편이 낫다. 이들 멍부 족들은 하루 종일 뭔가를 부지런히 하기는 하는데, 하는 족족 사고만 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경쟁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요 국가의 경쟁력이다. 자신에 대하여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월급에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회사의 확실한 경쟁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회사가 월급주는 이유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이 은혜 베푸시는 이유를, 축복하시는 이유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