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 빵’이라 하면 한국에 있는 빵집 이름 ‘파리 바게트’로 인해 전 국민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바게트는 프랑스어로 막대기 혹은 지팡이란 뜻이다. 이 빵은 구울 때 위에다 스팀으로 물을 뿌리는 특별한 방식으로 만들어 빵 겉이 딱딱하다. 바게트 빵이 어떻게 프랑스의 대표적 빵으로 자리잡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프랑스에서는 18세기까지 국민 안에 신분제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국민들은 각 신분에 맞는 음식을 먹어야 했다. 그러던 중 18세기 말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고 1793년 가을 국민회의에서는 ‘빵의 평등권(The Bread of Equality)’을 선포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빵 먹을 권리를 놓고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 “부자만을 위해 밀가루를 사용한 빵을 만들어서는 안 되며 시민 모두를 위해 질 좋은 빵을 생산해야 한다,” “빵의 길이는 80센티미터, 무게는 300그램으로 한다,” “바게트는 물, 밀가루, 소금, 이스트만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버터와 같은 다른 재료를 넣으면 바게트라 불릴 수 없다.”

이렇게 바게트 빵은 프랑스에서 모든 국민의 평등을 위해서 굽는 방법이 결정된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다. 회의차 파리에 갔다가 잠깐 짬을 내어 지하철을 타고 파리의 명물 개선문을 방문했다. 저녁식사 시간인지라 개선문의 위용을 뒤로 하고 샹제리제 거리로 내려가며 식당들을 쳐다 보았다. 여러 프랑스 식당들 속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역시 맥도날드였다. 맥도날드에 들어가 관광객들 사이에 줄을 서서 메뉴를 보니 낯익은 메뉴 속에 신선한 이름 ‘맥 바게트’가 눈길을 끌었다. ‘맥도날드에 바게트 빵이라?’

프랑스 전역에서 1년이면 약 20억 개의 샌드위치가 판매되는데 그중에 바게트 빵으로 만들어지는 샌드위치가 65%라고 할 정도로 바게트 빵은 프랑스인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빵이라고 한다. 맥도날드는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빵으로 프랑스인들과 개선문을 방문하는 수많은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것 같았다.

필자는 지난 1월말 복음적인 장로교 지도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2천명 이상 모인 올랜도 모임에서 설교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어떤 내용을 전할까 기도하는 중에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것을 나누면서 백인들에게 한국인의 영성을 소개하고 싶었다. 그래서 택한 주제가 ‘왜 한국 기독교인들은 새벽마다 교회에서 기도하는가?’였다. 새벽에 LA로 향하는 프리웨이에는 6시가 조금 넘으면 정체가 생길 정도로 일찍부터 일하기 위해 출근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새벽에 교회에 모여 새벽기도회를 한다는 이야기는 듣기가 어렵다. 새벽기도회야 말로 한국 기독교인들이 사랑하는 매우 한국적인 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 사람들이 기도하길 좋아해서 새벽기도회를 하는 것은 아니다. 1백여 년 전 대한제국이 일본에 넘어가게 되어서 힘으로나 정치력으로 극복할 다른 길이 없었을 때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새벽에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기도하였다. 또한 육이오 전쟁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고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몇 손가락 안에 들게 되었을 때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새벽부터 하나님 앞에 우리들을 도와 달라고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프랑인들은 그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계급타파’를 이루는 한 방법으로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먹을 수 있는 바게트 빵을 만들었고 이 빵을 온 국민이 사랑하게 되었고 한국에까지 알려지는 빵이 되었다. 한편, 우리의 새벽기도도 한국인 전체의 사랑을 받고 전 세계에 알려졌으면 한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이 때를 극복하며 아름다운 다음 세대를 만드는 데 한국의 새벽기도가 사용되며 오래 오래 전승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