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말꼬리 잡고 정치적으로 너무 쉽게 이단 사이비로 낙인찍는 풍토

이단 사이비 정죄가 교단 정치적으로 남발되고 있다. 이단 사이비 규정에는 보다 신중한 연구와 배려 필요하다. 미래목회포럼은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이단논쟁을 종교개혁 495년기념 개혁과제로 꼽았다. 현재 한기총과 한교연이 권력 싸움의 도구로 이단문제를 끌어들인 것과 관련해 “정치적 판단이나 힘에 의해 ‘정치적 이단’을 만들면 공신력을 인정받기 힘들고 오히려 비난거리가 되기 십상이다”며 “분열과 이단시비로 나가기보다는 연합과 하나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정치적 이단’정죄는 한국교회 망치는 지름길, 2012-10-11 16:47 차진태 기자, 교회연합신문).

2012년 2월 23일 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는 이런 문제 때문에 이단문제 공청회를 백주년 기념관에서 개최한 적이 있다. 장재형, 최삼경, 류광수 목사의 건과 관련하여 한국교회 교단들이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서 이들을 옹호하기도 하고 정죄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장재형 목사의 경우는 한기총의 옹호를 받는 대신에 통합과 합신측, 한교연에서 의혹을 받았고, 최삼경 목사의 경우에는 통합교단 그리고 한기총에서 이단 감별사 역할까지 하였는데 한기총에 의하여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류광수 목사의 경우는 예장고신, 합동 및 통합측, 기감, 기성 등 중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으나 2011년 한기총에서 인정을 받았다.

공교회의 연합기관들이 내리는 이단에 관한 결정이 상호 충돌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신앙의 혼란을 줄 뿐 아니라 공교회가 사회로부터 비난받을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I. 이단 정죄로 인해 비호 교단 간에 갈등 야기

올해 2012년 여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으로부터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분리되어 나간 후에는 양자 간에 서로 “한국교회를 이간질시키고, 근거도 없이 부도덕한 행위를 하는 단체”라고 “이단 사이비 단체”로 규정하고 비난하고 심지어 사직당국에 고발하기로 결정하는 등 감정적 대립이 높아지고 있다.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위원장 정근두 목사)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 9월 8일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첫째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 평화통일 희년대회’에 이단을 참여시킨 이단연루자이고, 둘째 WEA 북미 이사 장재형 목사를 한기총에서 7년 동안 조사했으나 혐의가 없었다고 거짓 주장을 한 이단옹호자이며, 셋째 다락방 총회를 영입한 개혁총회에 가서 축사를 한 친(親)이단적인 인사라고 하였다.

한기총 질서확립위원회(위원장 김용도 목사)는 9월 13일 오전 7시 전체회의 열고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를 음해한 한교연(대표회장 김요셉 목사)을 “한국교회를 망치는 이단날조·테러단체이자 한국교회를 이간질하는 사이비 이단 단체”로 규정하고,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와 이에 동참한 모든 사람들에 대해 전원 사직당국에 고발키로 결의하였다.(한기총 질서위, 한교연을 이단 사이비 단체로 규정, 크리스천투데이 류재광 기자, 입력: 2012.09.14 09:46).

예장통합측은 지난 9월 20일 저녁 회의에서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최삼경 목사) 보고서를 받아들여, 한기총 현회장 홍재철 목사를 비롯해 직전총회장 길자연 목사, 박중선 목사, 조경대 목사 등을 이단 연루자로 규정하는 내용을 받아들여 결의가 이뤄졌다. 통합측 이대위는 길자연 목사에 대해서 다락방전도총회를 한기총 회원으로 인준하고, 장재형 목사와의 교류, 장재형 목사와 변승우 목사 이단 해제 등을 주도했기에 이단 옹호자로 규정한다고 보고를 했다.(통합측 이대위 보고서 받아, 2012-09-29 20:04:01 기독인뉴스 기자).

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은 지난 10월 19일 임원회를 열어 한교연(대표회장 김요셉 목사, )을 이단옹호, 연루, 친이단 단체로 규정하고, 예장 통합측 교단을 이단연루, 친종교다원주의 교단, 종교다원주의 옹호 교단으로 각각 최종 결의했다.(한기총 임원회서 예장 통합측 이단연류, 한교연 이단옹호 단체로, 2012-10-24 13:44:28 기독인뉴스 기자).

공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들이 9백만 성도들과 한국사회 앞에서 자기들이 존경하는 목사님들이나 이들이 소속된 기관들을 서로 헐뜯는 것은 품위를 잃은 부끄러운 행위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행위는 품격없는 행위로 보이며, 신자들로 하여금 자존감에 상처를 받게 하고 한국교회의 위상을 사회 앞에서 더욱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II. 사이비 이단 의혹에 대한 기시협의 견해

한국교회 안에서 통일교(문선명), 천부교(구 박태선 전도관), 하나님의 교회(안상홍), 신천지(이만희), 엘리야 복음선교원(한농복구원)(박명호) 등은 교리적으로 명백한 이단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한국교회는 건전한 성장을 위하여 진짜 이단들을 분별해 내어야 한다. 그러나 교리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한다고 하여, 몇 이단 감별사들에 의하여 섣불리 이단으로 정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교단 정치적인 요인도 있다. 그리하여 2012년 2월 한국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기시협, 공동대표, 김영한, 서경석)가 세 사람, 장재형, 류광수, 최삼경 목사에 대한 공청회를 갖게된 것이다. 이 세 분의 경우에는 이들과 관련하여 한국교회의 세 단체들(한기총, 통합, 합동측)이 각기 다른 견해를 가져서 교회의 갈등과 분란이 야기된 경우다.

장재형은 통일교 선문대 교수로 재직한 전력 그리고 자신을 재림주라고 가르친 의혹으로 예장 통합측과 합신측에서 통일교 연계 및 재림주 의혹을 받았다. 류광수는 다락방전도훈련원의 창시자요 원장으로서 부산 동삼제일교회를 담임한 예장합동측 부산노회 소속 목사였으나, 베뢰아 귀신론을 수용하여 지역교회에 분란을 일으키는 과격전도 등의 이유로 1991년 11월에 그의 교단으로부터 면직되었다. 최삼경은 통합측 목사로서 “빛과 소금의 교회”목회를 견실하게 하는 목회자인데 오래동안 이단 감별사의 역할을 하다가 최근 월경잉태설과 삼신론을 주장한다고 한기총에 의하여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기시협은 공청회의 결론으로서 “세 분에 대한 이단 정죄에는 사실보다는 정치적 이유가 개입되어 있다. 이분들로 하여금 잘못된 언행을 뉘우치고 와전된 오해를 해명하도록 하여 공교회를 위하여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III. 한기총으로부터는 “이단 의혹 무혐의” 판결받은 장재형 목사

장재형 목사는 한신대 출신으로 크리스천투데이, 기독일보 외에 아폴로기아, 한국예수청년회(예청)와 학원복음화선교회(EFK) 등도 설립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올리벳 유니버시티(Olivet University)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WEA 북미주 상임이사로서 2014년 WEA 한국 유치에도 공헌을 했다고 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과 (합신) 제94회(2009년 9월) 총회에서 장재형에 대하여 교단의 모든 교회가 교류금지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런데 한기총(대표회장 이광선 목사)은 2010년 10월 17일 20-11차 임원회를 열고 장재형에 대해 “이단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고창곤 목사)의 보고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한기총, 장재형 목사 “이단성 전혀 없음”으로 종결, 크리스천투데이 류재광 기자, 입력 : 2010.12.17 16:29). 한기총 이대위에서는 장재형의 통일교 관련설에 대해 2004년(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이대위원장 오성환 목사) 1차 조사에서도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고, 2005년(대표회장 최성규 목사, 이대위원장 한명국 목사) 재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IV. 장재형 목사의 공개 기자간담회와 신앙고백

이러한 배경 아래 장재형 목사가 2012년 10월 중순 한국을 방문하여 2014년 WEA 총회에 대해 논의하던 중, 복음주의 원로들이 “일각에서 제기한 재림주 의혹에 대해, 언론기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소명함으로써 불식시켰으면 좋겠다”는 조언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10월 20일 팰리스 호텔 12층에서 장재형의 공개적 신앙고백과 기자 간담회가 있었다.

필자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박사의 요청으로 한복협 신학위원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기 위하여 의혹받는 형제를 선도한다는 마음으로 이 모임에 참여하였다. 장재형 목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진 공개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한 내용은 다음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그는 12개 항(項)의 신앙고백을 하였는데 그 내용은 정통기독교가 고백하는 신앙고백과 동일하였다. 그는 성경이 하나님 말씀인 것. 삼위일체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과 부활, 승천, 재림, 신자의 부활을 믿는다고 고백하였다. 둘째, 그는 통일교 관련설과 재림주 행세에 관하여는 “날조”라고 언성을 높혔다. 그는 모태신앙인으로서 20대 젊은 시절 하나의 사상체계로서 매료되어 원리연구회에 들어가서 활동했으나 문선명을 재림주로 가르치는 통일교 교리를 믿거나 동조한 적은 없다고 하였다. 세째, 그때는 20대의 젊은이로서 통일교의 핵심간부가 될 수도 없었으며 1993년에 성화신학교교수직을 그만두었고 발을 끊었다고 말했다. 네째, 그는 통일교는 이단이며 통일교의 재림주 교리가 황당무계한 이단적 교리임을 천명하였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자신를 ‘재림주로 가르친 적이 없다‘고 자신을 향한 ‘이단 의혹’이 날조된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한편, 정통신앙적 입장을 재천명하였다.(유영대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재형 목사, ‘재림주 이단의혹은 날조된 것’ 주장,” 2012.10. 20). 장 목사는 자신은 “한기총에서 7년간 4차례 조사를 받아서 무혐의의 판결”을 받았으며, “언론사가 자기에게 행한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 조처”를 취할 것을 시사했다.

한복협 회장 김명혁 박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이단 의혹이 불식될 만한 신앙고백을 했다고 본다”며 “본인이 분명히 고백했으니 그것을 믿어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학술원 사무총장 박봉규 목사도 “이렇게 많은 교계 언론들 앞에서 분명하게 자기 고백을 했으니, 이제 충분하다”며 “교계에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자기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필자도 같은 뜻을 표명했다.

V.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처보다는 통일교 비판 글을 많이 쓰는 행동 필요

장재형 목사는 그의 통일교 전력문제로 한기총 안에서 문제가 제기되어 조사를 하였던 결과 혐의(嫌疑)를 벗긴 했으나 이제부터가 참으로 중요하다.

장재형 목사는 젊은 시절 통일교 외곽단체에서 활동했던 것을 오래 전의 일이라고 하더라도겸허히 시인하고 철저한 참회와 이에 따르는 후속조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2004년부터 한기총 조사위원회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고 명료하게 그가 통일교에서 어떻게 나왔으며, 통일교에 미혹되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자기경험을 예로 들면서 비판 글을 써왔더라면 그가 통일교와 연루되었다고 언론사들에서 비난할 수 있겠는가?

통일교 비판 글을 쓰면 그의 혐의는 시간이 가면 자연스레 벗겨질 수 있다. 신앙고백과 말은 삶의 실천과 행동의 열매를 통해서 그 진실성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VI. 정죄는 신중히 하고 당사자에 대한 목회적 배려도 필요

이단 정죄는 매우 신중하게 하여야 한다. 말 한마디 잘못 표현했다고 교회적으로 매장할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시정을 요구하고, 결정시에는 모든 교단들의 합의제를 채택해야 할 것이다. 이단 합의제 시행은 한국교회가 하나의 연합체로서 원만한 상호소통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필요로 한다. 이단의혹에 연루된 당사자들은 한국교회에 대하여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하여 솔직히 사과하고 공교회의 가르침을 겸허히 수용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공교회는 당사자들에게 신앙과 양심의 고백을 하도록 하고 자기의 주장이 오해되었다고 인정하면 일단 믿어주고 본인이 그렇게 목회활동을 하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게 정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다. 명예란 인권이며, 목회자에게 명예란 생명과도 같기 때문에 자기 그룹의 뜻에 맞지 않다고 하여 함부로 그 명예를 훼손해서는 않된다.

필자는 숭실대 봉직시절 “아멘-아미나비타불”이란 종교혼합기도문을 써서 교계에 물의를 일으킴(2009년)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자진 폐교한 숭실대 기독교학과 명예를 훼손한 G교수(겸임)를 과회의에 불러서 본인의 소명을 들은 적이 있다. G교수는 사과를 하였고 본인은 정통신앙고백을 한다고 맹세를 해서 일단 믿어주기로 했다. 필자는 앞으로도 G교수가 양심의 고백에 따라서 신학활동을 하는지 그 열매를 보고 있다. 공교회는 정죄하기보다는 선도해야 한다. 형제가 이단에 빠졌을 경우 당사자를 일방적으로 정죄를 하여 실족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소명의 기회를 주어 자기성찰의 시간을 주고 뉘우치도록 하는 목회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장 목사의 공개기자간담회 후에 보도된 각 언론사들의 보도내용들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각 언론사들은 한번 정한 견해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매체비평] 현대판 마녀사냥에 놀아나는 언론들, ‘교단 넘어 신앙 양심 입각한 보도 못해’ 베리타스, 2012-10-24 17:49 ㅣ 김진한 기자). 왜 우리는 신뢰하지 못하며, 간음한 죄인을 용서하고 형제의 허물을 용서하라고 하신 주님의 성품을 닮지 못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맺음말: 정죄보다는 본인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어서 그 영혼을 살리는 것이 인애(仁愛)다

한국교회는 형제를 이단으로 정죄하기 보다는 잘못을 지적하여 고치도록 하여 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영혼을 살려야 한다. 교리도 중요하나 인애와 긍휼은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이단 사이비 사상을 그냥 덮어주는 온정주의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이단 사상의 검증은 보다 객관적으로 엄격히 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한편으로는 신비주의의 도전, 자유주의와 종교혼합주의의 침투 속에서 보다 종교개혁의 전통을 바로 이어가면서 정통교리의 입장을 보다 명료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단 의혹을 받은 자들은 지난날의 언행을 반성하여 겸손하게 하나님 말씀으로 돌아와 스스로를 살피고 의혹받는 언행을 고치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