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기를 “급하면 돌아가라”고 합니다. 급할 때에는 생각이 좁아지고 감정이 격해지며 말에 실수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급하게 하는 일 치고 잘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급하면 돌아가면서,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며, 일이 진행되어 나갈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추측해 보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식도 서로 비교해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돌아가도 해답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도와줄 사람 하나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다윗은 그의 시에서 이런 경우를 ‘기가 막힐 웅덩이에 빠진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웅덩이에 빠진 사람은 돌아갈 길이 없습니다. 그가 웅덩이에 빠졌다는 사실을 다른 이들이 알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 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케 하셨도다”(시편 42:1-2)

다윗은 자신이 기가 막힐 웅덩이에 빠졌다고 생각될 때에 하나님께 부르짖으면서 기다렸습니다. 부르짖음과 기다림은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부르짖음은 기다림이 되고 기다림은 부르짖음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급할 때에 기도합니다. 단순히 시간이 급해서만이 아닙니다. 앞이 캄캄하고 막막해서, 내 지혜와 능력으로는 길을 찾을 수 없을 때에, 저는 조용히 마음의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합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반드시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셨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가 나에게 무슨 말씀을 하실 때까지 잠잠히 기다립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놀라운 지혜를 얻어 그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해 보십시오. 급하거든 기도하십시오. 답답하거든 기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