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서 지원하는 선교지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대표적인 나라가 러시아연방공화국이다. 현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들은 기껏해야 2백여 가정에 불과하다. 이는 몽고나 중국, 최근 각광받는 캄보디아같은 국가에 파송된 선교사 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현지에서 오랜 기간 사역해 온 조동석 선교사(코헨신학대 러시아지역 디렉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하나의 국가가 아닌, 89개 나라들로 형성된 연방국가다. 따라서 유라시아로 특징 지어지는 러시아 복음화는 선교 전략상 어느 한 피선교지 국가를 복음화하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지역의 복음화와 부흥은 이 시대는 물론 다음 세대의 세계복음화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지금까지 선교는 유럽교회들에 의해 수행돼 왔다. 하나님께서는 세계선교를 위해 지금까지 유럽지역에 복음의 부흥을 주셨고, 아울러 경제부흥과 민주화, 그리고 세계 열강들 가운데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강대국으로 성장하도록 은혜를 부어 주셨다. 그리고 유럽교회들은 이 일을 이제까지 감당해 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세계 선교의 중심지였던 유럽지역이 피선교지화 되었다. 갈수록 유럽교회들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세계선교에 있어 지금 큰 영적 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 선교를 주도적으로 감당해 나갈 위치에 한국교회가 서 있다. 한국교회가 세계 여러나라들과 민족들을 복음으로 섬기는 나라로 성장하는 데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한국 땅에 복음의 부흥을 주셨고, 수많은 사명자들을 일으켜 주셨고, 한국이 세계를 섬길 수 있도록 양질의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셨다. 이와 더불어 경제적 부흥도 주셔서 경제대국을 이루게 하셨고, 세계적 지도자들을 일으켜 주셨다. 세계 열강 가운데 한국은 더이상 약소국이 아니다.

유럽 지역 외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혹은 아시아권에서 어느 나라의 교회들이 세계 열국을 섬기는 경우를 보았는가? 사실 그런 경우가 없다. 한국 교회가 이런 일에 예외로 존재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수천년 전에 받은 아프리카 대륙의 교회들, 그리고 한국보다 훨씬 더 일찍이 문명화된 사회를 이루고 복음을 받아들인 아시아권에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지만 그 지역의 교회들은 자국민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에 역량을 보이는 혁혁한 진보가 나타나지 못했다.

왜 그러한가? 그 지역은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강대국이 아니었고, 그리스도인들은 세계 열방을 섬기는데 준비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직도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들은 하나님의 신령한 은혜 속에서 성장해야 하며, 말씀 교육을 받아야 하며 세계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경제적으로도 더 성장해야 한다.

자, 이런 상황 가운데 한국교회는 홀로 세계 복음화를 감당하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오는 세대의 선교를 감당할 수 없는 지역에서 단지 영혼 추수에만 몰두할 것인가?

세계를 복음으로 강력히 도전하는 한국교회가 피선교지를 확장하는 일에만 몰두한다면 이것은 현명치 못한 처사이다. 왜냐하면 선교지 개척 숫자를 늘여가는 것도 좋지만 한국교회는 어떻게 세계 복음화를 신속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책임있게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 우리와 함께 적극적으로 세계 복음화의 불을 지필 수 있도록 세계의 교회들을 동원해야할 책임이 더 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계 선교의 중심에 서있는 한국교회는, 세계 각국의 영혼들을 주께로 이끄는 일뿐 아니라 선교에 동반자적이며 세계 선교를 책임질 그런 피선교지에 더 많이 주목해야하고 보다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만 한다.

돈이 덜 들고 단기적으로 영혼결실을 할 수 있는 곳에 관심을 갖는 데서 이제는 영적으로 세계 선교에 큰 몫을 감당하게 될 피선교지 지역에서 한판의 큰 영적 씨름을 해서 승리해야만 할 때다.

자! 그렇다면 지금 유럽교회나 한국교회와 같이 세계 나라와 민족을 담도록 하나님의 은혜가 베풀어지고 준비되어진 피선교지가 어느 곳인가? 바로 유라시아 지역으로 불리우는 러시아 연방과 구소련 국가들이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영토 안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나라들과 민족들을 통일하여 러시아 제국을 세웠고, 1917년의 공산혁명 이래 1990년까지 세계의 모든 나라를 빈부의 격차없이 잘사는 공산국가로 만들자는 이념 아래 세계 공산화를 꿈꾸고 지상낙원을 건설하고자 헌신했다.

물론 이런 인간적인 노력은 1990년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고 마감하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러시아는 과거 세계를 정복했던 대제국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과거에 초강대국이었으며 지금도 세계에 큰 역량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과거에 기독교의 중심지였고 러시아인들은 세계를 한 나라로 엮어내려고 하는 세계관에 영향을 받았고 이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리고 세계에 사는 민족들의 얼굴을 넘치도록 가지고 있는 다종족 국가들이며 문명국가이다. 한마디로 세계를 담을 수 있는 그런 그릇이다. 게다가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고 있는 지역 사람들인 만큼 이들은 유럽인들의 지성과 아시아인들의 뜨겁고 따뜻한 가슴도 갖고 있으므로 우리 한국선교사들을 가까운 친구로 쉽게 받아주고 유럽과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등 세계인들을 복음으로 품을 수 있다.

이제 세계선교의 선두주자로 나선 한국교회는 앞으로 오는 세대의 선교를 위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하던 선교를 계속할 뿐 아니라 눈을 유라시아로 돌릴 때다. 이들에게 우리가 복음을 심고 이들을 세워준다면 이들은 세계의 모든 민족들을 섬기는 주님의 강력한 교회로 우뚝 서게 되는 결실을 낼 것이라 확신한다.

☞조동석 선교사는 누구?

한국 성서대학 외국어학과 제1회 졸업생으로 총신대학교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코헨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스크바 선교중앙교회를 개척해 시무하고 있으며, 글로벌파트너스선교회(GP) 러시아지역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코헨대학교와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러시아복음주의신학교 학장으로 현지 학원 사역에 힘쓰고 있으며,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코헨신학대 러시아지역 디렉터로 섬겨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