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16 주일은 이스라엘의 신년이며, 유대력으로 나팔절에 해당됩니다. 레위기 23장 말씀처럼 하나님께서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나팔을 불고 성회로 모여 안식하며 이 절기를 기념하라 말씀하셨습니다. 신약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꼭 절기를 지켜야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통하여 이스라엘에 접붙임 받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이스라엘의 절기들에 관련된 교훈들을 묵상하고 적용할 때, 많은 유익함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팔절에는 안식하며 성회로 모이라 하였습니다. 안식의 의미는 하던 일을 중단하고 하나님을 생각하라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나팔절에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가 하던 일을 중단하고 각처에서 모여 하나님을 기억하며 생각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열흘 후에 다가오는 대 속죄일 (욤 키푸르)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하나님의 말씀 앞에 공동체를 돌아보며 회개하는 기간이 되어야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지난 주간, 다가오는 나팔절을 기억하며, 하나님께서 과연 우리 공동체가 무엇을 깨닫고 회개하기 원하시는지를 주께 여쭈며 기도하였습니다.

나팔은 구약에서 하나님 임재의 상징입니다. 최초의 나팔은 출애굽기 19장,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언약을 맺으실 때 등장하지요. 그 때 하나님은 큰 나팔소리, 점점 커지는 나팔 소리 가운데 말씀하셨습니다.(출 19:16-19)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바로의 압제 밑에서 비천한 노예로 고통받던 민족을 가장 존귀한 하나님의 보배로 여기시고, 그들을 통해 온 세상이 하나님께 나아오는 제사장 나라를 삼으시겠다는 영광스러운 약조를 하시며, 이때 소위 십계명을 포함한 율법, 즉 토라를 주셨습니다.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결코 이 놀라운 나팔 소리를 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팔 소리만 들으면 그들은 시내산에서 만났던 하나님의 두렵고 떨리는 임재와, 노예로 신음하던 자신들을 불러내어 당신의 언약백성을 삼아주신 하나님의 자비와, 그 언약의 내용과, 언약의 조건으로 주어진 토라의 말씀들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내산 나팔 사건에 대한 조상들의 강렬한 추억은 후대에 전해지고 가르쳐지면서 나팔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임재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참으로 신령한 악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나팔소리는 공동체를 하나님 앞에 모이게 하는 소환의 나팔, 승리의 나팔, 사랑의 나팔, 또는 회개를 촉구하는 경고의 나팔, 속죄의 은혜와 희년을 예고하는 기쁨의 나팔, 재림의 나팔 등으로 성경에서 등장합니다. 이 나팔소리가 어떻게 들리는 가는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에 달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승리와 기쁨의 나팔소리를 듣기 위하여는 하나님 앞에 언약을 어긴 잘못들을 회개하고 바로잡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이번 나팔절,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바로 잡아야 할 내용들이 무엇인지 묵상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이사야 58장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나팔절을 배경으로 이사야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는 회개의 메세지이지요. 너희가 금식하고 기도해도 왜 하나님의 응답을 경험하지 못하는지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저들이 공동체에서 약한 자를 돌아보지 못하고, 하나됨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 다툼과 분열이 있었고, 그들 가운데 흉악의 결박과 멍에를 지고 압제 당하며 고통받는 자, 가난하여 유리하는 자가 있었으나 그들이 돌아보지 않았음을 이사야는 예리하게 지적합니다. 우리가 지극히 작은 자들을 돌보지 않는 것은 예수님을 거절하는 것임을 예수님도 말씀하셨지요. 이처럼 가장 작은 자들을 외면하면서 아무리 하나님께 기도하고 금식해도 하나님은 응답하실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공동체 가운데 핍절하고 고통받는 자를 돌보며 기도할 때 이사야서는 놀라운 축복을 약속합니다. 네 빛이 아침 빛 같이 비췰 것이고, 치료가 급속하며, 여호와의 영광이 함께 하고, 하나님은 기도에 즉시 응답하시며, 물 댄 동산같이 복된 삶이 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이는 시 133편,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할 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3가지 축복과 유사한 내용입니다. 하나님의 기름부음, 산업의 축복, 영생의 복을 주시겠다고 하셨지요. 기독교 공동체가 자신들을 돌아봄으로 점도 없고 흠도 없이 거룩한 그리스도의 신부로 회복되어 주님 맞이할 준비하는 이번 나팔절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