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헬스데이터 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1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33.5명으로, 2009년 28.4명보다 무려 5.1명이 늘어났다. 하루 평균 42명이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스스로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OECD 3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회원국 평균치인 12.8명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높다. 특히 OECD 회원국 평균 자살률 수치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으나, 8년째 OECD국가들 중 자살비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만 유독 자살률 수치가 반대로 높아지고 있다.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그리스로 10만명당 3.2명이었으며, 멕시코 4.8명, 이탈리아 5.9명 순이었으며, 주요 국가들의 수치는 미국 12.0명을 비롯해 영국 6.7명, 독일 10.8명, 프랑스 16.2명, 스웨덴 11.7명 등이었다.

이와 함께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청소년 자살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13.0명이었으며, 이는 청소년 사망원인 중 1위다. 자살은 하지 않았지만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나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이나 가정불화 등으로 자살충동을 느끼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유명인이 자살하면 모방자살이 급증한다는 ‘베르테르 효과’가 처음으로 입증돼 관심을 끌고 있다.

동아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윤영현 교수팀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2년간 부산지역 4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받은 자해·자살 시도자 1059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08년 10월과 2009년 5월 각기 발생한 유명 탤런트와 정치인 자살사건 이후 60일 동안 자해·자살 시도자가 평균 2.0명으로, 나머지 20개월 동안의 시도자 1.4명을 월등히 앞섰다.

베르테르 효과는 일본과 미국에서도 인기가수 자살 이후 2주간 자살률이 무려 44% 증가하는 등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의 가장 큰 요인으로 “언론의 자극적인 자살보도”를 꼽았다.

연구팀은 “언론의 자극적 자살보도는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평정심을 갖고 살던 이들에게 높은 수준의 긴장을 일으켜 연쇄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는 ‘방아쇠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며 “앞으로 자살사건 보도 때는 대중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 달라”고 전했다.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는 이번 주(9월 둘째주)를 자살예방주간으로 지정하고 각종 캠페인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