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내 이혼율이 50%를 넘어섰다. 두 쌍 가운데 한 쌍은 헤어진다는 안타까운 통계다. 사랑의 의미가 퇴색되는 시대에 부부가 평생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을 고민하다 시애틀 형제교회 행복한 부부학교를 담당하는 김범기 목사, 조궁 장로를 만났다.

▲(좌)김범기 목사 부부, (우)조궁 장로 부부

두 사람은 ‘행복을 소유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부부 두 사람 모두의 노력과 서로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훈련하고, 이를 실천하는 작은 차이가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부부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범기 목사) “부부란 서로를 평생 용서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얼마만큼 용서하느냐에 따라 행복도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이런 용서 훈련이 안되어 있으면 쉽게 분노하게 됩니다. 사람이 때로는 분노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분노를 조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노를 내면 행복이 깨어져 버립니다. 분노에 대한 조절은 부부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듯이 부부간의 가장 우선순위는 사랑 입니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먼저입니다. 항상 사랑이 먼저임을 기억할 때 쉽게 분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인격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훈련되어 집니다. 항상 격려하고 칭찬해야 합니다. 미래를 축복하고 한 일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도 칭찬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부부가 서로의 존재 자체에 대한 감사가 있으면 됩니다.

이것만 잘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런 훈련이 중요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내가 음식을 만들어도 '맛있다'는 말도 없이 식사하는 남편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서로에 대한 용서와 감사, 칭찬과 격려가 부부를 행복하게 합니다.”

-성격 차이로 이혼하는 부부들이 급증하고 있다.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조 궁 장로) “부부 사이에 문제는 대게 남녀 차이를 알지 못해 일어납니다. 가정에서 부부가 가장 많이 다투는 이유 역시 남녀 간의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에 대한 방법의 차이 때문입니다.

남자는 목적 지향적이라 무슨 일에도 결론을 얻기 원합니다. 반면에 여자는 과정 지향적, 관계 지향적 성격이라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책을 얻기 보다는 관계를 맺기 원합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남편은 아내를 위해 해결책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답은 이미 아내도 알고 있습니다. 남편은 일 처리를 위한 노력 이전에 아내의 기분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어야 합니다. 아내의 마음이 힘들 때 가만히 옆에서 들어주기만 해도 많은 문제가 정리됩니다.

반대로 아내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을 간구하는 남편의 모습을 격려해주고 칭찬해야 합니다. ‘남편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무관심한 태도보다는 남편을 이해하고 함께 힘을 모아 준다면 가정 내 많은 문제가 사라질 것입니다.”

-이 시대 많은 부부들을 보면서 느끼는 안타까운 점은 무엇인가?

(김범기 목사) “요즘은 사랑이란 말, 행복이란 말이 범람하는 시대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사랑과 행복이 가장 필요한 부부 관계에서 이런 말들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부부들 가운데 손도 잘 안 잡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집 안에서는 온갖 불화로 서로를 향한 원망과 미움이 있지만 집밖에서는 행복한 부부인양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행복에 대한 훈련이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부부로 살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고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결단과 사랑한다는 고백 역시 필요합니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에만 목적을 두고 가정을 이루지 정작 중요한 ‘부부란 무엇인지’, ‘부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행복한 가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 에 대한 정보를 갖지 못한 채 결혼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이민사회는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부부가 서로에게 집중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가정의 핵심은 부부라는 것입니다. 부부가 건강하지 않고 자녀가 바로 성장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조 궁 장로) “저는 인스턴트식 부부라는 개념이 가정에 들어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모성이나 부성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혼을 해도 양육권을 너무 쉽게 포기합니다.

결혼을 너무 쉽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결혼에 대한 의미를 가볍게 여겼던 시대도 없는 것 같습니다. 겉으론 서로 뜨겁게 사랑하고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 같은데 작은 다툼만 있어도 문제가 터져 이혼하는 커플들이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인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텅 빈 가정이었던 것입니다.

또 부부란 이름으로 매일 같이 살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를 살펴보지 못하고 서로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문제로 타투기 십상이고 서로에 대한 용납이나 포용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부부의 회복은 사람을 가르쳐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고백할 때 변화 될 수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의 아픔을 스스로 내어 놓고 이해하고 자각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어떤 이론이나 학설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죄인을 위해 자신을 비우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 우리 시대 가정에 어느 때 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부부가 행복을 서로에게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먼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진정한 사랑을 발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범기 목사) “그렇습니다. 인간이 줄 수 있는 사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로 결심하지만 항상 한계를 경험합니다. 내 결단의 부족함을 자각할 때 성령과 십자가를 붙들면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가 있습니다. 부부 관계는 십자가의 은혜가 있어야 서로 용납하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위대한 사랑과 용서를 보이신 예수님의 사랑이 부부사이에서도 나타나야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부부 행복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없어도 여러 가지 정보로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삶 가운데 영적인 변화 없는 감동은 지극히 제한적인 변화만을 가져오게 됩니다. 진정한 삶의 변화는 영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부부사이의 관계 회복은 좋은 정보와 지식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따를 때 가능한 것입니다.”

-부부들을 만날 때마다 조언해주는 말은 무엇인가?

(조궁 장로) “행복은 거저 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세상에 쫓겨 살아가고 자녀 양육이란 핑계로 부부가 서로에게 집중할 시간을 갖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많습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더욱 시간과 관심을 집중하십시오. 사랑만하고 살 시간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부부만의 대화 시간은 생활의 활력을 가져오게 됩니다.

또 서로를 위해 배려해야 합니다.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사람이 편하면 한 사람이 그만큼 고단했기 때문에 오는 결과라는 것을 알기 바랍니다. 내가 편하려고 하면 내가 편한 만큼 상대가 고단하단 것을 인식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라리 내가 고단하면 그만큼 상대가 편할 것이란 생각으로 ‘내가 고단하겠다.’, ‘내가 좀 더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살면 내가 편한 것입니다. 그것은 부부로서의 행복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범기 목사) “세상에서는 권리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순종이나 섬김은 패배적인 모습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존경이란 존경 받을 만한 사람에게만 하는 예우이며, 사랑의 고백은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순종과 섬김을 이야기 합니다. 또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라고 이야기 하며 인내를 강조합니다. 이것을 가정에서, 그리고 부부 사이에서 실천해 보십시오. 사랑을 표현하십시오. 그럼 거기서 행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을 존경해 보십시오. 그럼 결국 그 사람은 존경 받을 만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부부가 서로에게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 아닙니다. 남편이 혹은 아내가 무엇을 해주기 때문에 감사한 것이 아닙니다. 부부란 서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나에게 무엇을 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내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것이 부부입니다.”

-경제 불황으로 힘들어 하는 부부가 많다. 이민 경험에 비추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조 궁 장로) “경제가 어려워지면 실제로 부부가 많이 힘들어 집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일수록 부부간의 배려가 깊어야 합니다. 미국 생활하면서 부부가 같이 일한다고 하지만 사실 남편들은 벼랑 끝에 선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미래 대한 불안감까지 더하게 되면 남자가 설자리를 잃어버립니다. 그러면 방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과 삶의 방향 감각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때 아내의 배려가 매우 중요합니다. 남편이 방향 감각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해해주면 남편은 일어 설 수 있습니다. 가정의 행복은 남편이 다시 갈 길을 찾고 불안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힘을 북돋아 줄 수 있습니다.

또 중요한 것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어려움이 닥쳐 한 문이 닫히면 하나님께서는 그 문보다 더 좋은 문을 열어두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사람이 닫힌 문으로 인해 잊어버린 것들이나 잃어버릴 것들에 대한 애통함이 너무 크다 보면 더 좋은 문을 놓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전 보다 더 좋은 문을 열어 두심을 기억하면서 잃은 것, 또는 잃어버릴 것에 대한 애통함을 덜어 버리고 하나님을 기억하면 다른 문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다면 기도하면서 길을 찾는다면 반드시 이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혼을 앞 둔 예비부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김범기 목사) “요즘 청년들은 결혼식은 열심히 준비하는데 결혼은 준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불과 1-2시간이면 끝날 결혼을 위해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오랜 시간 준비합니다. 그런데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와의 결혼에 대해서는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혼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입니다. 집안의 배경과 문화, 각자가 생각하는 관점이 다른 상황에서 서로가 가진 사랑의 감정만으로 가정을 이룬다면 다양한 차이로 인해 헤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결혼의 우선순위가 바뀌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결혼식을 앞 둔 청년들은 결혼을 준비해야 합니다. 외적인 조건과 아름다운 겉모습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데 오래가지 못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포용력을 배워야 합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상대방에 대한 인내를 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비부부들과 신혼부부들은 하나님께서 맺어 주셨다는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세상이 짝지어 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와 계획을 신뢰하며 성경으로 돌아가고 성령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부부가 되길 바랍니다.”

(조 궁 장로) “한국도 그렇고 미국도 이혼율이 50%를 넘었습니다. 이혼한 사람들끼리 재혼할 경우 그 이혼율은 60%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 이혼하고 다시 결혼할 경우 그 사람들의 이혼들은 70%가 된다고 합니다. 결혼을 감정적으로 하면 안 됩니다. 결혼은 문제가 생겼다고, 싫어졌다고 폐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은 계약입니다. 세상에서는 계약을 파기하면 불이익이 따릅니다. 그런데 결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계약인 것입니다. 그리고 계약에는 반드시 의무가 따릅니다. 계약에는 서로가 가질 권리가 있듯이 의무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부부가 서로에게 권리만 찾을 경우 이혼하게 됩니다. 각자가 권리를 찾기 전에 서로에 대한 의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혼은 헌신입니다. 헌신이 없으니 참지 못하고 인내할 수 없으니 헤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결혼은 헌신입니다. 내 권리만 찾는 것이 아니라 의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