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의 정액은 단순히 정자를 나르는 운반체가 아니라 배란을 유도하는 기능도 지니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스캐처원 대학 수의과대학 연구팀은 포유동물의 정액에서 배란을 유도하는 단백질을 처음으로 발견, 이를 배란유도인자(OIF: ovulation-inducing factor)라고 명명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이 정액 단백질은 암컷의 혈액을 타고 뇌로 들어가 시상하부를 자극, 난소에 난자를 방출하라는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만든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통해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내분비계와 신경계를 연결하는 부위라고 연구팀을 이끈 그레그 애덤스(Gregg Adams) 박사는 설명했다.


포유동물의 정액 속 단백질이 암컷의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이 단백질을 체내에서 만들어진 다른 단백질들과 비교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주로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성장인자(NGF)와 동일한 분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애덤스 박사는 이 단백질이 라마, 소, 돼지, 코알라, 쥐, 토끼, 인간의 정액에서 모두 발견됐다면서 이로 미루어 이 단백질이 모든 포유동물의 생식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단백질이 인간의 불임과 관련해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는 앞으로 규명해야 할 과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연구팀은 유도배란을 하는 라마와 자연배란을 하는 소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유도배란은 정액이 들어와야 배란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자연배란은 인간처럼 주기적으로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배란을 자극하는 경우이다.


라마 암컷에 수컷의 정자 단백질을 주입했을 땐 배란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소의 경우는 이 단백질이 배란이 이루어지는 난소낭의 형성 타이밍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einces) 최신호(8월20일자)에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