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김요셉 목사, 이하 한교연) 양측 대표회장간의 합의가 한교연 내의 불협화음으로 사실상 깨진 데 대해, 한기총이 유감을 표명하고 관계된 자들에 대한 고발을 결의했다.

▲임시총회 도중 기침의 임의탈퇴 건이 논의되자, 기침 증경총회장인 정인도 목사가 나와 “우리 교단 증경총회장단은 한기총에 적극 협력하기로 결의했다”며 논의 유보를 요청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한기총은 9일 제23-2차 임시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질서확립대책위원회 결의를 그대로 받았다. 질서위는 보고에서 “한교연 대표회장은 단지 개인일 뿐이고 바른신앙수호위원회(바수위)가 한교연을 대표하는 부서인지 묻고 싶다”며 바수위원 전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키로 했다.

질서위는 또 “한기총과 예장 합동에서 ‘삼신론’과 ‘월경잉태론’으로 이단으로 규정된 최삼경 씨가 최근 한교연 사무실을 드나든 사실과 한교연 이대위원으로 거론되기까지 했다는 것은, 오히려 한교연이 이단과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한기총과 한교연 양측 대표회장은 상호 비방 및 무모한 이단 논쟁을 중지할 것을 3일 합의하고, 이를 6일 발표했다. 그러나 한교연 바수위가 7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한기총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를 이단 연루로 조사 강행키로 함에 따라, 이같은 합의는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촌극으로 전락했다.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를 중재한 기독시민운동중앙협의회 대표회장 정재규 목사는 이에 대해 “딴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도력의 문제”라며 “직접 서명한 대표회장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기총은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정관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번 정관 개정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현 정관에 대해 몇 가지 사항들을 지적해옴에 따라 추진하게 됐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대표회장 임기를 기존 ‘회기’에 한하던 것을 삭제해 2년 단임제와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고, 비상근 부총무 약간명을 둘 수 있도록 해 업무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증경회장은 당연직 임원이 될 수 있게 했고,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는 임원회의 결의에 의해 증감 및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임의탈퇴를 요청한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에 대해서는, 기침 증경총회장인 정인도 목사가 “어제 우리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모여 ‘한기총에서 탈퇴하지 않고 적극적인 협력 교단으로 남기로’ 결의했다”고 밝혀, 판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실사위원회 보고에서는 예장 합동총신(총회장 김중곤 목사, 교회수 208개), 예장 합동장신(총회장 정수남 목사, 교회수 275개), 예장 합동개혁(총회장 양창부 목사, 교회수 255개), 예장 합동(총회장 최영흘 목사, 교회수 231개), (사)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이사장 조성훈 목사, 회원수 14,500명) 등 4개 교단과 1개 단체의 가입을 허락했다.

그 외 회순과 전 회의록, 경과 및 사업보고 등은 모두 문서 그대로 보고받았다.

의장인사를 전한 홍재철 대표회장은 “한기총이 곪은 부분을 치료하고 수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일해야 한다”며 “그리하여 한국교회 후배들에게 훌륭한 신앙 유산을 물려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시총회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는 공동회장 정인도 목사가 사회, 공동회장 이승렬 목사가 기도, 직전대표회장 길자연 목사가 인사말씀, 여성위원장 이근희 권사가 성경봉독, 명예회장 김준규 목사가 ‘향상하는 지도자’(딤전 4:15)라는 주제로 설교를 했다. 부회장 이건호 목사와 정학채 목사가 각각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발전을 위하여’, ‘WEA총회 성공 개최를 위하여’ 특별기도했다.

길자연 직전대표회장은 “작금의 한기총이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임시총회를 통해 발전해가고 신앙의 보수성을 지키며 힘있게 나아가는 모습에 감사하다”며 “한국교회에 틈타려 하는 좌파와 이단으로부터 보전하면서 더욱 발전하는 한기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준규 명예회장은 설교에서 “다원주의 범신론 사상과 사회적 신뢰 상실로 기독교와 성직자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극복할 방법은 바로 우리 지도자들이 더욱 성숙·발전되고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는 것 뿐”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