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은 몰입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거룩한 불만족(Holy Discontent)’에 관한 책이다. 거룩한 불만족이란 단순히 불평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교회 안에서 거룩하지 못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데 불만이 있고, 일할 사람이 없다는 데 불만이 있고, 목사님의 설교가 어렵거나 이해하기 힘들다는 데 불만이 있다. 이 시대의 상황, 그것은 사실 자기 자신의 형편을 뜻하는 것인데, 그런 거룩하지 못한 불만을 가진 채 교회에 다니는 성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물론 목회자라고 거룩한 불만족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왜 빨리 부흥의 열매가 맺혀지지 않을까? 왜 이민교회 성도들은 훈련 받기를 게을리할까? 왜 할 일 많은 교회에 젊은 일군들이 모이지 않을까? 왜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설교에 성도들이 감동받지 않을까? 목회자들 역시 불만스러운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 채 사역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누구나 느낄 만한 사회적, 신앙적 불만을 승화시켜 ‘거룩한 불만족’을 연료로 삼아 하나님의 일에 몰입하는 에너지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가히 천재적인 목회자라 할 만하다. 윌로우크릭교회의 방대한 사역은 사례를 받는 전문사역자들의 사역으로만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잘 알기에 그는, 사례를 받지 않고도 열정과 몰입으로 헌신할 수 있는 수많은 평신도 자원봉사자들을 세워 사역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모세가 애굽에서 고통 당하는 동족들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분노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으로 걸러지고 승화되지 않았다면 폭력적인 불만의 표출이나 좌절감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모세로 하여금 그가 가졌던 거룩한 불만족을 에너지 삼아 ‘절대강자’ 바로 왕(王)과도 담대히 대적할 수 있게 하셨다. 또한 원자폭탄이 아닌, 원자력 발전소 같이 생산적인 에너지를 40년 동안 발산하면서, 가나안을 향해 전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셨다. 이와 같이 이민교회 안에서도 거룩한 불만족을 가진 성도들을 열정과 몰입의 동역자로 세우는 지혜가 바로 이 책에 담겨져 있다고 믿는다.

목회자로서 책을 읽다보면 새로운 지식을 주는 책,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생생한 감동과 예화를 제공하는 책도 있지만, 이렇게 사역에 적용할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들에서 가장 고마움을 느낀다. 불만은 있으나 열정이 통제되지 않아서 교회에 유익한 일군으로 세워지지 못한 채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에게 비전의 불을 붙이고, 정확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 되리라고 믿는다.

글=갈보리믿음교회 강진웅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