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 가장 바닥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은 교도소다.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있는 35개의 극빈국의 사람들은 1인당 한달 평균 1달러를 갖고 지낼 정도로 가난하다. 말라위의 마칸디교도소의 환경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불과 23~26㎡(7~8평)의 공간에 50여명의 죄수가 수용돼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 17시간 이상 서로의 머리와 다리를 베고 겹쳐 누워지낸다.

“‘프리즌펠로십인터내셔널(국제교정선교기관)’을 통해 처음 마칸디교도소를 방문했을 때 개 돼지보다 못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죠. 그래서 말라위를 시험사업으로 2002년부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범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펜실베니아주립대, 한국 한동대에서 교수로 재직, 웨스터민스터대에서 신학을 공부, 범죄학과 신학을 연구해 가장 성경적인 형사정책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김용진 선교사(아프리카선교재단)는 한국에서 기독교 교도소 설립에 참여하고 현재 아프리카 교도소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선교는 그 민족에게 유익을 줘야 합니다. 얼마 전 소천한 척 콜슨이 세운 프리즌펠로십인터내셔널에서 아프리카 교도소를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해서 프로젝트를 모색하는 가운데 저에게 이 사역이 주어졌죠. 지난 2006년부터 풀타임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마칸디교도소는 형기가 끝난 일반 사람들이 사회에 복귀하기 전에 이들을 준비시키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행해지는 교육의 핵심은 남의 것을 빼앗은 사람들에게 반대로 남에게 주는 것을 가르쳐준다. 말로만 아니라 삶으로 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그래서 현재 농업을 크게 하고 있으며, 수확된 농작물로 영양식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님 말씀을 가르치는 것을 기초로 삼지만, 교도소 사역의 중심이 되는 성구는 ‘도덕질하는 자는 다시 도덕질하지 말고 돌이켜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엡4:28)입니다. 대부분 재소자들이 도적질을 하고 자기 유익을 구했던 이기적인 모습이었지만, 그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변화시켜 사회로 내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죠.”

현재 재소자들이 수확한 곡물들을 가공해 6000여명의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소중한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급식이 있기 전에는 학생 10~30% 정도만 학교에 가고 학교가 멀면 가지 않는 아이들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양식을 먹이면서 영양을 공급하는 동시에 공부도 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식당과 학교가 지어지고, 아이들에게 이곳이 미션스쿨로 자동으로 인식되면서 복음을 접할 수 있다.


아이 하나를 한달 동안 먹이는데 미국 달러로 2불이면 된다고 김 선교사는 말한다. 후원금은 100% 아이들을 먹이는데 쓰이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타운 안에 세워진 진료소에 진찰을 받기 원하는 환자들에게 돈 대신 곡물을 받고 진료를 해주고 있다. 이 곡물들은 다시 학생들에게 음식으로 가공돼 제공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기독교교육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는 한 두 번의 집회와 여름성경학교로 되는 것은 아니죠. 선생님들 중에 상당수가 크리스천인데, 이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 교육이 하루에 한 시간씩 이뤄지면서, 어려서부터 기독교교육의 토대가 됩니다. 자기 재산을 의미 있게 쓰고 싶은 분이 있으면 한 학교를 맡아서 후원하는 방법이 있어요. 아이들 1000명 먹이는데 한달에 2000불이면 되거든요.”

아프리카인들 스스로 저주받았다는 잘못된 인식…치유돼야
아프리카계 선교사가 직접 나서는 것이 방법, 이민교회 교량역할 가능해


사실 복음과 희망을 전하는 선교가 중요하지만, 아프리카사역은 다른 대륙 사역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고 김 선교사는 말한다. 한인교회에서도 아프리카 선교를 많이 나가지만 현지 사정을 들어보면 쉽지 않은 곳이 아프리카 선교라는 것이다. 왜냐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이 그들이 복음을 영접하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다. 창세기 9장에 노아의 둘째 아들 함이 아비의 하체를 덮었다는 이유로 함의 넷째 아들 가나안이 저주를 받는다. 그런데 많은 흑인들이 스스로를 가나안의 후손으로 여기고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잘못된 신학적 해석 때문에 한 인종이 멸시와 천대를 받는 것은 역사적으로 참 가슴 아픈 일이죠. 이들이 지금껏 천시를 당하면서 얼마나 핍박을 받았겠습니까. 하나님을 향한 분노도 대단합니다. 기독교를 백인들의 종교로 인식하고 성당이나 교회에 불을 저지르는 등의 행위를 애국적으로 하고, ‘왜 얼굴이 검으냐, 눈이 벌겋냐’하는 등의 저주스러운 말들이 지난 2000년 동안 내려온 겁니다. 이런 거지 근성으로 가득해 흑인사회에서 자기들끼리도 존대를 하지 않습니다. 비리를 터트려도 수수방관하고, 자기 나라에 대한 소속감도 없습니다. 그렇게 이들이 개인주의적으로 된 것은 역사가 만든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고 자라온 것이죠. 초등학생 70~80%가 아버지가 없고 어머니하고만 사는 형편입니다”

많은 아프리카 선교사 중에 정작 아프리카계 혹은 아프리카아메리칸 선교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 선교사는 아프리카 선교에 있어서 백인이 선교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얼굴과 피부색깔이 다른 동양인이 나서는 것도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같은 아프리카계 사람들이 나서야 하지 않겠냐라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 이민교회가 관심과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겠나 봅니다. 교량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겁니다. 미주 흑인교회에 컨택해 아프리카아메리칸 사람이 아프리카에 선교를 간다면 그곳에 복음이 더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민교회가 조그만 관심과 책임을 가지고 이 일을 추진한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쁘시겠는지 생각만해도 가슴이 설레네요.”

김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선조 기독교가 잘못한 것을 사죄하는 차원으로, 그리고 보상하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기독교인은 아프리카 대륙을 위해 무릎 꿇고 빌어야 할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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