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중서부 탬파에서 40대 남성이 아무런 이유없이 무고한 사람들에 흉기를 휘두르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해 1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참극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지역사회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전직 교장인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플로리다주 '피넬러스 카운티' 경찰은 23일 전날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앤서니 장콜라(45) 전 밴 버렌 중학교 교장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탬파를 온종일 공포에 빠트린 광란의 살상극은 전날 오전 10시45분 용의자가 칼을 들고 한 가정집에 난입하면서 시작됐다.
집 안에 있던 청각장애인 4명이 생면부지의 괴한이 휘두른 칼을 맞고 쓰러졌다. 피해자들 가운데 20대 남성은 현장에서 숨졌고 50대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목숨을 잃었다.
첫 범행 후 인근 모텔로 발길을 옮긴 그는 50대 주인 부부를 망치로 폭행했으며 잠시 후 차를 몰고 주택가로 돌진, 4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그는 마침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어린 소년까지 차로 치고 뺑소니를 쳤다. 부상자 9명 가운데 모텔 업주인 남성 등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2시간30분간 탬파 일대를 돌며 묻지마 살인극을 벌인 그는 한 음식점 앞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경찰견을 동원해 범인 추적에 나선 경찰 특수기동대에 체포됐다.
그는 체포되기 전 어머니에게 "제가 자랑스럽죠? 마약 거래상 10명을 죽였거든요"라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이 전했다.
용의자는 2007년 교장실에서 마약 거래상으로 위장한 경찰에 코카인을 구입하려다 현장범으로 체포되면서 한순간에 명예를 잃고 끝없는 추락의 길로 들어섰다.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교단을 떠난 그는 2009년 이혼을 당했고 이듬해에는 새벽에 귀가하지 않고 자동차에 있다가 경찰의 눈에 띄여 보호관찰 규정 위반으로 다시 체포됐다.
현지 언론은 장콜라에 대해 선배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미스터 G'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모든 이의 사랑을 받던 미국 최고의 교사였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1991년 교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장애 학생을 위한 안내견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인정받아 미국의 모범 교사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