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AP·AFP=연합뉴스) 지난해 3월 일본을 덮친 지진해일(쓰나미) 당시 사라졌던 축구공이 최근 미국 알래스카 해안에서 발견돼 본래 주인에게 돌아오게 됐다. 지난해 3월 일본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에 쓰나미가 들이닥쳤을 때 무라카미 미사키(16)는 살던 집뿐만 아니라 가구, 개인물건 등 전부를 잃었다.


하지만 1년 이상이 지나 당시 잃어버린 축구공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났다. 미국 알래스카에 사는 레이더 기술자 데이비드 백스터(51)가 알래스카 미들턴 섬의 한 해변을 거닐다 공을 우연히 발견했기 때문이다.


당시 축구공에는 무라카미의 학교 이름과 '행운을 빌어'라는 격려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무라카미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2005년 전학을 가면서 친구들로부터 이 공을 선물로 받았다.


백스터는 때마침 일본계인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로 적힌 학교명을 확인한 뒤 추적 끝에 주인을 찾아냈다. 그는 일본에서 밀려온 듯한 배구공도 주웠지만 그 주인은 찾지 못했다.


리쿠젠타카타에서 무려 5천㎞ 이상 떨어진 곳에서 잃어버린 공이 발견됐다는 사실에 무라카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일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쓰던 물건 중 지진 때 잃었다가 되찾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며 "공을 찾게 돼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백스터의 아내는 지난 주말 무라카미와 직접 통화해 조만간 공을 보내주기로 했다.


지난해 쓰나미로 발생한 잔해들은 처음엔 일본 북동부 해안에 두꺼운 층을 이룬 채 떠다니다 점차 태평양으로 퍼져 나갔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은 이 잔해들이 해류에 떠내려가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알래스카, 캐나다, 워싱턴주, 오리건 등의 해안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중 일부는 올해 도착할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였다. 이달 초 알래스카 해안에선 미국 해안경비대가 일본의 고기잡이배를 발견하기도 했다.